호텔 VIP에게는 특별함이 있다
오현석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호텔 VIP라하면,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 삶에 여유가 있어 호텔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정도는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사실, 호텔 VIP에 관심이 없었지 뭐.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한 호텔에서 무려 VIP라는 위치는 나와는 거리가 너무 멀었으니까. 그래서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꿈꿔보지도 않았다. 꿈꿀 엄두조차 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런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이 흥미를 불러일으켰다니, 나의 잠들어있던 욕망을 자극한 것일까? 그 때 처음으로, 나도 호텔 VIP면 정말 좋겠다. 호텔 VIP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 순간의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저자가 20여 년 간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만난 VIP들을 통해 느낀 바를 풀어낸 책이다. 일종의 자기계발서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VIP가 되기 위해선 이러한 부분들까지 신경쓰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살짝 반감이 들었다. 또 똑같은 소리하고 있겠네...싶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완결지었다. 그 말인 즉, 이 책은 일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면모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호텔 VIP가 되고 싶다는 나의 속물적인 감정이 이끌어낸 집중이었을진 몰라도, 책의 배경이 실제 VIP들을 만나며 쌓은 데이터베이스라는 것에 기반하기 때문인지 책이 충고하는 부분에 일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부분이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호텔 VIP들은 시간을 아주 작게 조각내어 사용한다는 것과 지폐를 의식적으로 정리한다는 것.

나는 시간을 30분 단위, 1시간 단위로 쪼개서 사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게 편하니까. 문제는 그것에 너무 집착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떨어지는 숫자 단위로 시간을 쓰다보니, 중간에 붕 뜨거나 버려지는 시간이 생기는 경우가 왕왕 있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 했다. 그냥 여유 시간이다~ 생각하고 그대로 흘려 보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여유 있는 삶, 좋지. 하지만 가끔은 그렇게 낭비되는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별 다른 변화를 주지 않는 나를 보며, 굳이 이렇게 큰 단위로 시간을 나눠야 하나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건 문제다.

그래서 호텔 VIP들은 레스토랑 예약을 12시 5분, 11시 55분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이 새로웠다. 현명하다는 생각도 했다. 5분 단위로 시간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어서, 이렇게도 시간이 나눠진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이렇게 살면 하루 24시간이 그리 짧게 느껴지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바지런하게 하루를 사용할까?

지폐를 의식적으로 정리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너무나도 사소한 부분, 그런 부분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 너무 극성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사소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를 배려하는구나, 존중해주는구나'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방향으로 정리된 깨끗한 지폐를 받고 기분 나쁠 사람은 없으니까.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폐 정리가 품위와 이어진다는 말이 그리 과장된 말은 아닌 것 같다.

누구나 안다. 호텔 VIP가 되려면 우선순위는 내가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이 책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단지 VIP의 존재 그 자체라기 보다, 어떤 VIP가 되어야 하는지인 것 같다.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호텔 VIP가 될 지도 모른다. 그 때 부끄러운 갑질하는 꼰대가 될 것이냐,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갖춘 진정한 VIP가 될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긍정적인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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