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한 단어에 꽂히는 순간이 온다. 이 단어는 언제부터 쓰게 된 것일까? 왜 이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일까?와 같은 물음표가 생겨나는 순간에는 잠시 멈춰서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늘 그 해답을 찾지는 못 했다. 가끔은 지나친 호기심에 검색을 해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냥 궁금한 상태로 남겨둔다. 핑계는 많지만, 귀찮으니까. 일일이 찾아보는 것은 꽤나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단어 따라 어원 따라 세계 문화 산책』, 이 책을 선택했다. 나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책은 단락 단락마다 큰 단어 하나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주로 그 단어가 발생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단어의 기원에 따라 중세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우리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타코와 브리또, 나쵸 등을 익숙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밖에도 '몰레'라는 음식이 있다고 한다. 이 음식의 특이점은 초콜릿을 사용했다는 것인데, 우리가 흔히 초콜릿을 즐기는 디저트의 형태가 아닌 주식의 형태라는 점이 독특했다. 책은 이 음식이 '몰레'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연유를 설명하는데, 몰레는 수녀원의 한 수녀가 대주교의 방문을 앞두고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맛은 성공적이었고, 이 음식의 이름을 물었을 때, 스페인어로 '섞어 만든 것'이라는 의미의 '몰레'라고 대답하여 그것이 이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Comida'(코미다)라는 섹션에 첨가된 이야기로, 멕시코의 음식 이야기 중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책의 목차는 알파벳 순서로 되어 있다. 그러니 당연히 책에서 소개하는 단어들은 대게 한글이 아닌 외국, 그것도 주로 서영 / 남미 등지에 기초하고 있다. 이 점이 사실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 한국, 동양의 단어와 문화, 그리고 역사에도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은데, 그 부분들도 다뤄주면 어땠을까? 세계 문화 산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좀 더 다양한 세계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단어의 뒷 배경을 읽으며 그 탄생의 시작을 알게 되고, 나아가 그 단어를 사용하는 문화권까지 순차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대체적으로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라, 누구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단어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문화,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더라도 머리 아픈 어려운 책이 싫은 분들에게 상식을 쌓기 위한 책으로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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