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일을 겪고도 다른 대우를 받는다. 심지어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인물이래도, 사랑스러운 인물이래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상황이 펼쳐진다. 이처럼 소설 <67번째 천산갑>에는 여성이 경험하는 부조리가 현실적으로 담겨 있다. 그리고 이는 소설의 배경인 대만과 한국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별은 성별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게이인 그 역시 사회의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가 파리의 뒷골목에 위치한다는 것부터, 그는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은 볼 수 없는 배척된 존재라는 의미를 담는다.
두 사람의 물리적 한계는 결코 그들을 이 사회의 주류로 세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그녀가 오직 그의 곁에서만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는 현실과 이어진다. 그녀에게 그는 잘 보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그녀 주변에는 몇 없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다. 너무도 특별한 우정,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은 우정이다.
과연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될까? 이는 당신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이전 천쓰홍의 작품을 읽어 본 사람, 그리고 그의 작법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소설의 주제와 소재에 집중하여 독서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만일 이번이 첫 입문이라면, 그의 집필 스타일을 천천히 음미하며 소설을 읽어 내려가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