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며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 삶이 자유로워지는 일곱 가지 조금 다른 생각들
박대진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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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낄 때 끼고 뺄 때 빼라고 윽박지르면 그 알량한 '낄 때'와 '뺄 때' 사이에서 우리의 눈치 실력은 얼마나 형편없었던가. 그러나 짬밥은 그냥 먹지 않는 법.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며 등장한 난세의 영웅은 집단 눈총을 맞고 사살된 후, '조직원'이라는 좀비로 부활한다.

 

눈치 훈련병에서 눈총 저격수로 거듭난 우리에게 저자는 묻는다. 그렇게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지 않냐고. 대한민국의 삶은 군대생활과 다르지 않다고. 자본의 명령속에서 인간관계 조차 거래하는 평범한 고객은 구매력에 따라 계급이 달라진다. VIP, VVIP, VVVIP.

 

하지만, 왠걸. 우리는 화내지도 않는다. 누구의 V가 많은지 경쟁할 뿐이다. 내 계급장에 꽂히는 시선을 은근히 즐기면서 상품평 별의 갯수를 고민한다. 행복지수는 국가경쟁력이 된 지 오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생의 궁극이라고 여겼던 행복은 숫자가 되더니 결국 국가가 달성해야 할 생산목표가 되어 버렸다.

 

그런 사소한 것들은 대학 가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더니 그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이 무의식 여기저기에 숭숭 구멍을 내었다. 이 구멍은 평생 흉한 바람소리을 만든다.

 

작가는 말한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공간은 늘릴 때가 아니라 비울 때 생겨난다. 그렇게 결심했다면 지금 시작하라.

 

물론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다. 자유로운 개인의 삶을 위해 무슨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하다가 뒤에서는 국가의 최소 역할을 이야기하는 점, 우리나라의 하위권 행복지수로 시작한 문제 제기가 그건 단순히 숫자일 뿐이라며 조용히 일단락 된 점 등이다. 여기 저기 흔한 사례까지 포함하여 추측컨대, 작가는 독자의 눈치를 너무 보았거나 너무 보지 않았거나.

 

작가가 말하는 짧지 않은 인생은 자유로운 인생이다. 내가 없으면 남도 없어지는 법. 내가 진정 눈치봐야할 것은 나 자신이 아닐까. 밑줄 쫙.

 

프랑스와 한국을 비교해서 얻어낸 자유인 탓에 상처가 많을 수밖에. 그러나 작가가 경험한 소소한 사건들은 까마귀처럼 출근 좀비 조직원들에게 '넛지'하는 바 크다. 책표지의 유혹대로 작가의 일곱가지 제안은 컬러풀한 마법을 부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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