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주의








전작 중에 내가 읽어본 밤은 짧아...와 펭귄 하이웨이의 웃음기와 장난기, 청량함이 쫙 빠지고 대신 으스스함과 쓸쓸함이 들어찬 소설이다. 몰입이 잘 되고 흥미로운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어 좀 찜찜하다. 각 장의 화자가 털어놓은 몇년전 이야기는 모두 그들이 어떤 집과 여자,밤에게 잡혀 다른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으로 끝나는데 현재 시점에서 이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모여 여행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다른 세계에서 어떻게 빠져 나온걸까.
두 개의 세계가 섞여든다. 기시다 미치오가 하세가와를 다시 만난 세계에서는 죽지 않고 서광 연작을 그린다. 그리고 사라지는 것은 하세가와가 아니라 이 책 전체의 화자인 오하시다. 10년전 하세가와가 사라진 세계, 따라서 기시다 미치오가 그녀를 만나지 못한 세계에서는 기시다가 야행 연작을 그리고, 죽는다. 그림속 여성은 하세가와의 귀신일까.
모리미 토미히코는 이쪽 세계의 일상에 저쪽 세계를 쑤셔넣는데 그 이유나 경위 혹은 원리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세상이 원래 그렇다 라는 느낌. 귀신 요괴 초자연적인 사건들을 현대과학스러운 언어로 과도할 정도로 장황하게 해설하는 교고쿠 나츠히코와 다른 점이다.
둘 다 재미있지만 내 취향은 모리미 토미히코. 교고쿠는 뭐랄까 좀 징그럽다.

+ 모리미 토미히코는 이공계 석사까지 마친 사람이고 교고쿠 나츠히코는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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