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른‘에 대한 이야기라고 처음부터 꾸준히 말하고 있다. 어른이라는 단어가 몇 번이나 나오는지 세어봐도 괜찮겠다.
아오야마가 깨달은 것처럼 다양한 문제들이 결국 하나의 문제라면 그 문제는 ‘어른‘이 아닐지



아버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세계의 끝은 멀리 있지 않아"
"그럴까요?"
"그렇고말고. 세계의 끝은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아버지는생각한단다. 웜홀도 그렇지 않을까? 너랑 아빠 사이에 있는 이테이블 위에 실은 웜홀이 이미 출현했을지도 몰라. 그건 정말로한순간의 일이라서 우리한테 안 보이는 것뿐일 수도 있어."
나는 커피잔을 봤다. 그리고 잔 옆에서 다른 우주로 통하는 입구가 열리거나 닫히거나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진짜라면 재미있는 일이다.
"세계의 끝은 접혀서 세계의 안쪽에 숨어들어가 있어."
아버지는 신기한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늘 세계의 끝에 다다를 것처럼 느끼는 걸까? - P238

누나의 옆얼굴을 보다 보니, 급수탑 언덕에 있는 하얀 아파트로 놀러 갔을 때 마룻바닥에서 잠들어버린 누나를 관찰하던 일이떠올랐다. 나는 그날의 일도 노트에 잘 기록해놓았지만 오늘의일도 노트에 기록해둘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도 이런 식으로 누나와 함께 지낸 일들을 선명하게 기억해낼 수있을 것이다. 그때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렇게 누나와함께 있는 건 누나와 함께 있는 걸 기억해내는 것하고는 전혀 다른 게 아닐까. 누나와 함께 지금 이렇게 수영장 옆에 있고, 무척덥고, 물소리와 사람소리가 시끄럽고, 그리고 하늘에 소프트크림같은 뭉게구름이 떠 있는 걸 올려다보고 있는 것과, 그것들을 노트에 기록한 문장을 나중에 읽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다른 게 아닐까. 상당히 다를 거야. - P266

우리는 이번에야말로 전철을 타고 해변의 도시로 갈 것이다.
전철에서 나는 누나에게 여러 가지에 대해 얘기해줄 생각이다.
어떻게 펭귄 하이웨이를 달렸는지. 누나와 헤어진후 내가 탐험한 장소와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눈으로본것들, 내가 스스로생각한 모든 것들. 그래서 누나를 다시 만나는 그 순간까지 내가어떻게 얼마만큼이나 어른이 됐나 하는 것.
그리고 내가 얼마나 누나를 좋아했나 하는 것.
얼마만큼, 다시 만나고 싶어 했나 하는 것.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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