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번역하신분은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셨을까? 이해하셨다면 자신의 번역이 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에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안해봤을까? 번역문을 읽으면서 어딘가 많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들었을까? 어쩌면 실수로 최종본이 아니라 대충 한번 해본 초벌 번역본을 출판사에 보낸게 아닐까? 출판사는 교정을 따로 안하는 걸까? 좋은 내용을 이런 번역으로 망치는 게 너무 화가 나는 내가 이상한걸까? 번역자분은 인문학을 잠식하려는 현대 과학에 대한 불만이 과도하여 깜냥에 안맞는 무리한 시도를 한 게 아닐까? 계속 소설 창작에만 매진하시는게 어떨까?
현대 과학의 도그마들이 생각보다 근거가 취약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나름 설득력이 있지만 실증적인 근거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는 저자의 시그니처 이론인 형태공명도 크게 다르지 않은듯. 유물론자에게 던진 날카로운 질문들을 조금만 바꿔 저자에게 던지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까. 과학과 종교 혹은 신비주의 사이의 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느낌. 하지만 형태공명의 개념 자체는 매우 흥미롭다. 유물론보다 이쪽이 재미는 더 있어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