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좋아하니까 말해 주는 거야 걷는사람 시인선 133
우은주 지음 / 걷는사람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를 한 편씩 음미하다보면 사물에 숨어있는 의미와 감정을 끌어내는 시인의 마법에 빠져든다. 차분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인 같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백한 지구를 위한 시
이문재 외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막걸리는 대표적인 발효식품입니다. 효모는 재료를 먹고 싼 똥으로 풍미를 만들지요. 하지만 일정 온도를 넘어가면 효모 자신도 죽고 변질되어 풍미를 잃지요. 인간은 지구별의 효모입니다. 적절한 기온에서만 아름다운 공존과 공생이 가능합니다. 그걸 지키자는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령의 시간 교유서가 다시, 소설
김이정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이정 작가의 <유령의 시간>을 찾아 읽은 것은 한 페친의 추천 덕분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김이정 작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나의 경우 소설이 좋으면 그 소설가에 대한 호감도 커진다. 소설 속 주인공과 함께 그 시공간에 한동안 빠져 지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자전적 소설인 경우 전혀 모르던 작가임에도 그 주인공을 통해서 작가와 친밀감이 생긴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환타지 소설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대체로 소설은 처음 시작 부분을 넘어가는 게 다소 힘든데 이 소설은 몇페이지 넘어가자마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작가 후기를 보니 그럴만 했다. 작가 자신의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아픈 가족사가 소설의 줄기를 이루고 있어서다. 남쪽이든 북쪽이든 해방 전후 좌익지식인이 겪었던 삶은 그 자신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가족 전체에 다양한 그늘을 드리웠다. 우리 현대사가 보여주는 큰 아픔이다.


그런데 소설 속 사건들은 나와 전혀 무관한 일이 아니었다. 소설 속 주인공 김이섭과 그의 딸 지형만큼은 아니지만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북갈등의 그늘이 있었다. 나의 부친과 끝내 이산가족이 되고만 둘째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부친은 미리 일본에 자리잡은 둘째형을 따라 유학생활을 했는데 해방이 되면서 집안 사정으로 다니던 대학을 포기하고 귀국한 뒤 다시는 그 형을 만나지 못했다. 부친은 한국에서 다시 대학을 마치고 평생 공무원 생활을 하셨는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매일매일 반주로 막걸리를 드셨고, 가끔 우리에게 낮은 목소리로 일본에 계신 둘째 아버지 얘기를 들려주셨다. 공무원신분 때문에 부친은 조총련계열에 속한 형님과 편지 왕래조차 하지 못하고, 건너건너 소식을 들어야 했다. 부친은 끝내 몹쓸 병을 얻어 51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셨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 김이섭의 삶과 부친의 이야기가 묘하게 겹쳤다. 당신이 좋아하던 형님을 가까운 일본에 두고서도 끝내 왕래는 물론 소통조차 할 수 없던 한()때문에 부친이 매일매일 술을 청한 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유령의 시간> 속 인물들은 너무 생생하고, 벌어지는 사건이나 배경 묘사가 빈틈이 없다. 특히 김이섭의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살기 위해 고투하는 모습과 어린 자녀들이 느끼는 심리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소설을 읽다가 갑자기 김이정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검색을 해보니 나와 같은 또래였다. 그때문이었을까. 소설 속 인물들에 대한 친밀감과 함께 작가에 대한 호감도가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주인공 김이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여러 겹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겪고, 더구나 본인 자신의 이념 행적으로 인해 남한 반공체제 하에서 일생 쫒기는 신세가 된다. 그 때문에 어느 곳을 가든 뿌리내리지 못한 팍팍한 삶을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식들에게 반듯한 정신을 남기고 떠난 것 같다. 그는 비록 유령의 시간을 살다가 떠났지만, 딸 지형을 통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했던 그의 사적이면서도 역사적인 삶이 온 세상에 남겨질 기록으로 완성되었다.
그는 유령의 시간 속으로 사라져 없어지지 않고,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될 역사의 증인으로 다시 살아난 셈이다.

뜨겁고 긴 여름 끝에 간신히 맞이한 이 가을, 읽기를 권하고 싶은 소설 <유령의 시간>!


아버지가 술에 취하면 자주 부르던 노래, <애수의 소야곡)이었다. 엄마의 가는 목소리가 위태로운 음정에 실려 양식장호지 위로 날아갔다. 지형은 숨소리마저 멈추고 서 있었다. 정물처럼 차게 앉아 있던 엄마의 어깨가 노래를 따라 조금씩 흔들렸다. 달빛이 셔츠 주름을 따라 가로로 일렁였다. 밤이슬이스미는 듯 목소리가 점점 촉촉해졌다. 지형은 가만히 방으로들어갔다. 이젠 정말 자신이 보고 있었다는 걸 엄마에게 들키면 안 될 것 같았다. 지형은 누운 채 잠을 자려 애썼지만 잠은쉽게 올 것 같지 않았다. 평상에 홀로 앉아 흔들리던 엄마의 노랫소리가 귀에 쟁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도전, 사회적 회계 - 자본 중심에서 이해관계자 관점으로
로리 무크.잭 쿼터.베티 제인 리치먼드 지음, 유종오 옮김 / 한국스마트협동조합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회계의 문법을 바꾸는 사회적 회계 책!
회계가 단순한 거래를 기록하는 기술에 불과할까요? 기계장치와 철도 등 산업자본주의 역사의 산물인 현행 회계제도는 지적자본과 디지털자본이 중심인 시대에 맞게 혁신되어야 한다. 그 방향과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 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 - 김이경 독서집
김이경 지음 / 서해문집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무슨 소리야?!
라는 생각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무얼까?
무언가를 알기 시작한 초등 3학년 이후로 같은 반은 물론 대학에서까지 같은 과에 여자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꼭 경험을 해야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결핍임이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여전히 여자사람과 관계가 어색하고 이해하고 대화나누고 공감하는 데 서툴다.

어머니와 누님들, 연인들, 아내를 제외하고, 지금껏 나를 가르치고 나랑 같이 성장하며 놀고 경쟁하고 술마시고 얘기나누며 지금의 나를 만든 대부분은 남자사람이었다. 내가 읽은 책의 99% 이상도 남자사람이 쓴 것이었으리라.
이렇게 편식.편중한 내가 과연 공정하고 합리적인 젠더관점과 사회의식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사회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일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한 김이경 작가의 다짐은 사실 나와 같은 남자사람들에게 더 절실한 요청이다.
시사인 칼럼을 볼 때마다 독자로서 깨우침을 얻곤 했지만 여전히 나의 편벽은 간고하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여자의 문장만 읽어도 모자랄 것 같다.

남성들이여!
지독한 결핍과 편식.편중을 조금이나마 느끼시는가?
부디 이 책을 통해 치우친 그 빈 자리를 다른 시선과 관점으로 채우며 스스로 느껴보시길...

======
이 책을 읽으면 덤으로 오는 것들.

- 페미니즘의 고전부터 문학․철학․예술․역사․과학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독서
-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탁월한 안목이다. 편집자, 독서회 강사, 책 칼럼니스트, 작가 등 평생을 책의 자장 안에서 살아온 저자의 이력이 ‘책에 대한 책’의 지평을 더 없이 확장시킨다. 나아가 한 권의 책이 또 다른 연쇄 독서로 이어지는 지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 책에 수록된 ‘이 책에서 소개한 도서 목록’을 보라! 더불어 80권의 책을 모두 다 읽은 듯한 뿌듯함은 덤이다.)
- 이 책에는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히는 시몬 드 보부아르, 거다 러너, 벨 훅스, 록산 게이, 앨리슨 재거 등을 비롯해 한나 아렌트, 레이첼 카슨, 케테 콜비츠, 나혜석, 이이효재 같은 저명한 이름도 즐비하지만, 청계천 여공이나 간호사, 해외입양아,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식물학자, 수학자, 사진작가, 음악가, 대법관도 등장한다. 또한 장애학, 죽음학, 직업보건, 시험제도, 페르시아 역사, 조선인 강제동원, 한국 구전서사에 이르기까지, 그 시공간과 장르가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그리고 이 모든 책을 관통하는 시선은 바로 ‘여성’의 눈이다.
- 보이는 세계 너머를 보고, 우리의 역사를 다르게 적는 것. 평생을 사회적 차별과 독재, 전쟁에 맞서 싸운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는 어느 시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