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새로쓰는 그림형제의 잔혹동화 : 에로편
그림형제 / 리비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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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동화’와 ‘잔혹’이라는 단어는 서로 매칭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왜냐하면 동화라는 명사 혹에는 어린이가 독자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으며, 그에 따라 험한 세상의 이치보다는 아름답고 정의로운 측면만 보여져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이 뒤따른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쓰는 그림형제의 잔혹동화>는 동화이지만, 결코 독자는 어린이가 아니다. 오히려, 어른들만 보아야 할 내용들이 가득하며, 그래서 때로 잔혹하기도 하고 때로 의미심장하기도 하다. 그렇게 ‘새로’ 쓰여진 동화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동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이 자못 흥미롭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속 주인공의 처지가 어떻게 바뀔지, 그리고 그 교훈들은 어떤 식으로 변화될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림형제의 동화를 재해석한 <새로쓰는 그림형제의 잔혹동화>는 때로 에로틱하며 때로 엽기적이기도 하고 또한 직설적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모두 다섯편의 작품이 등장한다. 그 원작은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헨젤과 그레텔 등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작품이다. 그렇게 익숙한 작품들이기에 우리가 알고 있던 주인공들의 변화가 때로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이런 색다른 해석이 흥미롭기도 하다. 가령,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백설공주에 대해 그 미적 아름다움 대신 성적 무지가 두드러지게 표현되고 있다. 또한 자신을 구하러 오는 왕자의 키스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였던 공주의 모습으로부터 스스로 자신의 틀을 깨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동화 속 공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물론, 어린 시절 보았던 동화는 여전히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보여주었던 아름다운 세상은 결코 현존하지 않음을 어느 순간 우리는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동화가 간직한 숭고한 주제의식보다 비현실적인 세계관이 더욱 크게 와닿게 되면 이제 더 이상 동화가 전달해주는 교훈에는 깊은 감흥을 받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사실을 인정한다면 이러한 재해석 뿐만 또 다른 버전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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