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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 한 신학자의 영성 고전 읽기 ㅣ 한 신학자의 고전 읽기 2
김기현 지음 / 죠이북스 / 2023년 2월
평점 :
공간 만들기_“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읽고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즐겨 입는 이유는 후드를 쓰면 시선이 차단되고 자신의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헤드폰을 끼면 잡다한 소리가 차단되고 나만의 세계가 완성된다. 다양한 생각이 멸종되어가는 사회에서 힙합 가수의 이런 움직임은 공적 공간에서 나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몸짓이라 할 수 있다.
김기현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는 글의 바다에서 읽고 싶지 않은 글과 듣고 싶지 않은 글을 차단하고 나만의 공간을 만들게 한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1인 공간을 확보하신 그를 통하여 우리는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생각이 하나가 되는 영성의 바다를 살아내게 된다.
이 책은 1부 말씀이 육신이 되어와 2부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나를 찾고 만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먼저 찾고 만나야 할 것을 안내한다. 만남의 장소는 다름 아닌 우리 마음의 사막이다. 길 없는 곳에 길을 내는 곳도 내 마음이다. 하나님을 찾고 만나지 않고는 나를 찾고 만날 수 없다.
2부는 하나님을 만나고 나를 찾은 사람은 내 마음을 넘어서 타자의 공간 즉 타자의 마음을 어떻게 찾고 만날 수 있는지 인도한다. 타자는 때로는 내 마음 숨겨진 공간에 있고, 도시의 골목길과 광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타자와 내가 영과 삶과 책으로 연결될 때 “우리”가 된다. 성육신하신 그가 인간과 우리가 되신 것처럼.
김기현은 책 말미에서 영성을 이렇게 정리한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게 하는 것” 누가 보이게 하며, 볼 수 있을까? 육으로 오신 그를 따르고 그를 살아내는 자다. 살아내면 살려낸다. 이제 나만의 공간을 넘어 우리의 공간으로 나아가자. 함께 다 잡은 손을 꼭 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