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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전
김규항 지음 / 돌베개 / 2009년 4월
평점 :
김규항의 예수전, 정말 오래 기다렸다. 마치 곧 나올 것처럼 해놓고 질질 끌어내더니 이제야 나왔다.
책의 내용 자체는 아주 새로운 건 아니고(그가 블로그에 지겹게 써오던 내용이었으니. 게다가 난 그와 얼굴을 맞대고 직접 그의 예수전 강의를 들은 적이 있으니.), 그렇다고 그의, 그만의 문체가 (내가 예전에 그에게 느꼈을 만큼) 매력적이지도 않다. 물론 기존에 이런 신관, 신앙관을 접해보지 못한 기독교인들에게 이 책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주거나 혹은 그와 반대로 극렬한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지만, 기실 이런 류의 내용은 '종교 다원주의'라고 명명되는 형태로 조금의 관심만 가지면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그는 그에 보태 그 특유의 계급적 좌파적 관점을 아주 짙게 보여 주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에 쓰인 그의 문체에 대해서만 간략히 말하자면 말이다. 나는 이제 그의 문체에 별 매력을 못 느끼겠다. 그의 블로그를 참고해서 말하건데, 이 책에 쓰여진 그의 문체는 특히, 그의 '의도대로' 더더욱 '재미없게' 쓰였다. 그는 일부러 이 책을 평소 그의 블로그에 쓰던 문체보다 좀 덜 자극적으로 썼다. 그게 과연 무슨 효과가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의 글이 덜 자극적으로 다가온 건 이미 오래였고, 이어 이 책 '예수전'은 그 자극의 수위가 한층 덜해졌다. 그에 비례해 나는, 그와의 소통이 예전같지 못함을 느낀다.
그래도 이 책 예수전은 한번 꼭 읽어볼 만한 책인 건 분명하다. 마지막은 마치 뭔가 수습용 멘트같아 민망하지만, 난 아직 그의 글을 끊을 생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