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문학과지성 시인선 542
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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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어렵다.

시인의 의도를 모두 알아내려 애쓰면 한없이 어렵다.

하지만 시는 쉽다.

그저 내 마음 가는대로 읽고 싶은대로 읽으면 한없이 쉽다.

허연 시인의 시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다행스럽게도 허연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다.

아니 난해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그가 쓰는 시어들은 대부분 우리 일상의 언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기자 생활을 오래해왔기 때문인지

시가 막히지 않고 잘 읽히는 편이다.


하지만 그의 언어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치 않다.

너무 솔직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비관적인 시선을 거두지 못하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나 역시도 그와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잊기 때문일까.


공감은 흥미를 이끈다.

그것이 꼭 유쾌한 것이 아닐지라도.

봄바람이 전하는 온기를 만끽하기도 전에

그것을 타고 날리는 먼지와 바이러스를 걱정해야 하는 

요즈음 읽기 좋은 시집이다.

(언제든 읽기 좋은 시집이라는 말을 그의 유머처럼 표현해보고 싶었다)





중독되면

누가 더 오래 살까? 이런 거 걱정해야 하잖아.


뻔해.

우리보다 융자받은 집이 더 오래 남을 텐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中에서, p.40



당신은 이 숲 어딘가에서 

저 사선으로 내리꽂는 차가운 빗살무늬로 서 있겠지요

빗금처럼 서 있겠지요


-당신의 빗살무늬 中에서,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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