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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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저희 첫째 딸 아이가 태어난지 3000일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아이들과 자기전에 누워서 구글 포토를 통해 과거의 추억들을 보는게 일상인데요. 아직 어린 막내아들을 제외하고 말 잘하는 첫째 둘째 딸아이를 양 옆에 두고 태블릿으로 옛날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정말 건강하게 잘 자라줬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3000일이라는 시간이 길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지금이야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 아빠랑 노는것도 좋아하고 아빠한테 뭔가를 보여주는 것도 좋아하고 모든걸 공유하고 싶고 그러지만, 나중에 성인이 되고 독립심이 강해지면 나름 이별?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아마 아래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출처: Humor: First Day of School & First Day of College - College Parents of America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는 군대에 있을 때 봤던 기억이 나요. 특이하게 한가지 사건을 가지고 두 사람이 남성, 여성의 입장에서 집필한 작품이라 기억에 남았습니다. 오히려 라쇼몽이나 오!은주 같이 하나의 사건을 각각 다르게 기억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기대했었는데, 멜로물이라 그런지 짠하게 읽었던거 같아요.

성안당 출판사의 책들을 (제가 기억이 날정도니) 나름 읽고 서평이라고 쓰고 그랬었는데, 실용서 위주의 출판사라 챗 GPT의 활용법에 대한 책들을 많이 작성했습니다.

갑자기 왠 출판사 이야기냐구요?

성안당 출판사에서 갑작스레 에세이집을 발간한다 그래서 놀랐습니다. 게다가 사춘기 아들과 3000일을 함께 보낸 작가의 이야기라니요?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서평단에 신청했고, 다행히 선정이 되어 책을 받아보았습니다. 사춘기 아들과 보낸 3000일은 과연 어떤 사건들이 있었을까요?

책의 첫인상




부모의 마음은 다 한결 같기도하고.. 나중에 아이가 크게 된다면 저도 아이의 어렸을 때 모습을 계속 기억하게 될까요? 세월이 지나서 서로의 모습이 성장한 일러스트가 인상 깊네요. 여행과 요리 음악과 서사 라고 되어있는데 저는 지금 대부분 아이와 나누고 있는 취미들이라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에세이를 읽으면서 비교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



책은 시간 순으로 작성되어있습니다. 에세이기 때문에 읽는데 어렵거나 앞의 내용을 반드시 이해해야만 하는 형식은 아니어서 술술 읽혔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바뀌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열네살 먹은 아이와 함께 음악을 연주한다는게 부러웠어요. 저도 딸과 함께 연주해보는게 목표인데 서로 지향점이 너무 달라서.. 어쩌겠습니까? 제가 맞춰야지요. K-Pop의 흥행이 이럴땐 좀 스펙트럼이 넓으면 어떨까 싶어요.

인생의 80퍼센트가 고통이라니 너무 회의적이 아닌가 싶은데, 일상이 고통스럽다기 보다는 2%의 행복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표현이 아닐까 싶어요.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머피의 법칙이 있는 날에는 빨리 정리하고 자는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만 살거 아니잖아요?



저도 아이의 뒷모습을 찍는걸 좋아하는 편인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저 모습을 내 눈에 담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래요. 공부나 돈버는건 때가 없지만,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은 다 때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복지가 좋은 대신에 극악의 행정 속도를 나타내는걸로 유명합니다만... 왠지 비자 같은건 칼같이 할 것 같으면서도 저런 유연함이 있었네요. 아무래도 난민 수용을 많이 한 나라라서 그럴까요? 68혁명 이후 내려온 직접 민주주의의 성과일까요?


예전에 일본인을 나타내는 단어중 하나가 조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식민제국주의에 너무 꽂혀 있어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일본 사람의 생각을 한 번 더 엿볼 수 있었네요.

저는 기타를 조금 오래쳤는데, 아직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진 않았습니다. 앞으로 같이 기타줄을 갈거나 기타 튜닝을 해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마무리



물론 아들과의 관계가 늘 좋지만은 않습니다. 이건 에세이 안에서 작가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아무래도 사춘기 아들의 독립심을, 특히나 프랑스에서, 일본 어른의 관점에서 이해하기는 더 힘든점이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도 말로하지 않아도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가족이 아닐까 라는 아들의 말이 제일 와닿네요.

지금이야 서로 감정도 잘 알고 눈치도 잘 볼 수 있지만, 이 관계가 그때까지 이어질지.. 저도 더 노력해야겠어요


"이 책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은 뒤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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