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학습법 - 허무를 이겨 내는 메타 학습
혜온 지음 / 좋은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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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를 이겨 내는 메타 학습

인간의 학습법

혜온 지음

좋은땅

2024년 1월 23일


컴퓨터와 환경을 전공한 변리사인 저자 혜온은 인간의 존재 이유와 본질에 대해, 진정한 인간의 학습법을 설명하면서 현재 교육 시스템에 대해 실날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이 100% 옳다고만 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부분이 공감되었습니다.


인간의 가치, 메타역량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는 필연적으로 존재 이유에서 기인하는 삶의 법칙 내지는 방향성이 있다.

타고난 고유역량은 완성된 게 아니고 학습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학습은 주어진 설계도를 기초로 고유역량이라는 배를 완성하여 항해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삶의 출발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즉 고유 역량에 대한 인식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특기가 뭔지 알게 될 때 비로소 학습도 항해도 가능할 것이다.

고유역량을 외면한 교육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분주하고 인간의 학습량은 극에 달했다.

인간을 모르는 교육이 성장의 시간을 빼앗고 전재 실현을 막아서는 사이, 인간의 항해는 멈추었다. 남은 시간, 허무의 바다에서 쾌락의 섬을 차지하려는 사투만이 인간이 하는 일의 전부가 되었다.


메타 역량

인과관계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의 고유 역량이다.

인간의 고유역량은 인과관계의 흐름을 초월하는 사고 체계이므로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초월'을 뜻하는 접두사 '메타(meta)'를 붙여 '메타역량'이라고 부를 수 있다.

문제를 찾는 것, 이것이 메타 역량의 핵심 작용이다.

인간이 자신의 고유역량을 돌보지 않게 된 것은 학습 환경의 변화가 그 시작이었다.

인간의 고유 역량을 존중하고 지원할 필요가 없어진 시대에는 인간의 머리에 무엇을 집어넣어 누구의 입맛에 맞게 개조할지가 교육의 최대 관심사이다.

고장 난 나침반처럼 방향을 잃은 인간을 붙잡아 두기 위해 이 섬은 온갖 환상과 중독적 쾌락의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아예 쾌락이 영연히 지속하도록 인간의 생화학적 기제를 바꾸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약물이든 전기 자극이든 행복을 위해서라면 쾌감을 지속시키는 게 필수라고 말한다.

<호모데우스> 유발하라리

메타 역량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고유역량을 외면하고 그 위기를 키워온 교육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

메타 인지

자신의 인지 상태를 인지하는 메타인지가 인간 고유의 역량인 양 조명되지만,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관심과 진실성의 문제이지 고유역량과는 무관히다.

메타 역량이 존재 이유를 탐구하는 것은 변화의 원동력을 얻는 과정이므로, 메타역량을 발휘하면 학습자는 공부의 이유를 찾아 학습의 동력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

메타 학습 : 메타 사이클 + 문제 해결

메타역량은 높은 시야에서 목표를 향한 올바른 궤도를 인식하려는 힘이고, 메타 사이클이라는 사고 체계를 통해 그 판단 기준을 성숙시킨다.

메타 역량은 메타 사이클을 통해서 대상이 변화해 가는 방향성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한다. 인간이 평생에 걸쳐 추구해야 하는 가치이다. 내면에 쌓인 방향성 데이터는 현실에서 진자 문제를 찾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된다. 궁극적으로는 지식을 넘어서 지혜로 승화할 것이다. 이것이 충분히 잘 만들어진 사람은 어느 분야에서건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메타 학습 과정에서 특별히 강조할 것은 글쓰기이다.

메타 사이클은 인간 특유의 사고 체계로서 인간답게 생각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문제 정의에서 문제 해결에 이르는 메타 학습의 전 과정을 생각만으로 수행하게 되면 많은 오류가 발생하고 내면에 축적되지 않는다. 메타 학습은 반드시 글쓰기와 동행해야 한다.


메타 역량이 약해지면 방향성을 잃기 때문에 쉽게 무기력해지고 유혹에 빠지기 쉽다. 욕망과 메타역량의 균형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매사에 잘못된 선택을 줄이고 많은 문제를 스스로 예방할 수 있다.

청년들의 내면 깊숙이 자리하는 허무와 무력감은 성장기 내내 고유역량을 억압했던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학습을 통해서 정신을 완성해 간다는 사실을 좀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오늘의 학습은 충분히 숙성된 과거의 지식을 활용해야 하며, 오늘의 생각은 지식의 변화를 이끌어 미래 지식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 것이다.

메타학습은 자신만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개 별학습이다.

교육이 주는 수동성에서 벗어나 메타역량을 위한 자발적 학습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이 변모할 필요가 있다.

메타 역량을 무시한 추앙 교육

세계시민교육은 세계화에 순응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들기 위해 유네스코, OECD, 유엔 등이 추축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교육 어젠더이다.

인공지능 지배의 당위성을 만들어 가는 세계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문제를 찾지 않고 비판하지 않는 상황이야말로 부당한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의심할 수 없다면 교육이 아니라 세뇌이다.

특이점 경쟁과 교육

인간이 이처럼 어리석은 거래를 하는 일은 역사상 반복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유발하라리는 유럽 제국주의의 전성기에도 원주민들이 고작 유색 구슬 따위와 섬을 통째로 맞바꾸었던 일을 상기시키면서 21세기에는 이메일 서비스나 웃긴 동영상 콘텐츠를 대가로 개인이 자신의 값비싼 정보를 맞바꾸는 현실을 조명한다.

데이터 먹이사슬의 관점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의 먹이가 되고 있다.

인간은 시행착오와 창의성을 바탕으로 방향성이라는 가치 기준을 정립해 나가고 그것을 잣대로 문제를 찾는 존재이다. 이것이 메타역량에 의한 인간의 고유 작용이며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현상이다.

좋은 답을 찾아 인공지능에 판단을 맡긴다는 것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얻는 대가로 자신의 성장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기술이 변해도 인간의 성장 방식은 변하지 않는다. 자연이 부여한 인간의 고유역량이 달라질 수 없듯이 인간에게 필요한 학습 방법 역시 기술이나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허상

유발 하라리는 '데이터교'를 소개하는데, 이는 만물이 데이터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는 것이다. 교도들은 전자 알고리즘이 생화학적 알고리즘을 대체할 것으로 믿는다. 인공지능이 신이 되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

빅데이터의 한계를 무시하고 인공지능에 과도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인류 종말을 향하는 무리수이다.

기술에 적절한 제동을 걸지 못하면 부작용을 피할 수 없는데 인공지능의 경우는 그것이 인류 종말이다.

대상이 무엇이든 인공지능 알고리즘에는 그저 무의미한 데이터 신호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이 하는 일은 온라인에 연결된 대상들이 보인 반응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인공지능만의 가치 기준은 없다. 늘 인간의 말단 반응을 좇아 비교 분석하는 게 인공지능 기술이 할 수 있는 전부이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점점 더러워지는 구정물에 비유할 수 있다.

깨끗한 샘물 한 통이 있다. 먼저 목을 축이고 남은 물로는 손을 씻고 더러워진 구정물은 버린다. 그런데 그 구정물을 확보한 누군가는 인간이 배출한 구정물을 인간과 동일시한다. 그 구정물은 사용할수록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우월하게 보일 방법은 딱 하나다. 인간의 반응이 늘 예측 가능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용도를 데이터 수집과 분석으로 국한하지 않고 판단과 결정의 영역까지 허용한다면, 교육은 인간의 메타역량을 완전히 제거하고 욕망의 명령을 따르는 쾌락 중추만 남기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발명과 메타역량

현존하는 유일한 메타 학습

발명은 메타 학습이다. 발명 과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혁신성

  • 자발성

  • 원인 분석

  • 글쓰기 : 발명의 인과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설명

  • 유기적 지식의 산물 : 지식이 형성되어 온 맥락(인과관계)을 포함

  • 기존 지식에 대한 존중의 철학 : 선행기술 존중

메타역량을 위한 진짜 학습

인간의 메타역량은 세상의 균형을 살피는 제어 시스템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를 살필 수 있는 이 힘이야말로 이 시대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메타역량을 위한 인간의 학습은 지식의 방향성을 도출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메타 사이클의 순환과정이다. 이를 통해 가치 판단 기준을 성숙시키는 것이, 인간의 진정한 성장이며 어느 시기의 누구라도 도전해야 할 일이다.

인간은 '문제를 찾는 존재'이다.

문제를 찾는다는 것은 미래의 변화 방향을 바꾸는 일이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과관계를 투영하는 모든 지식은 목표가 아니라 목표를 가리키는 이정표이며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에 있다. 어떤 지식도 인과관계를 벗어나 존재할 수 없으면 이 연결고리를 끊어 낸 단편적인 지식은 각주구검처럼 무의미해 진다.

유기적 지식과 글쓰기

메타 학습은 메타 사이클을 위한 입출력 변수가 필요한데, 유기적 지식과 글쓰기가 그것이다.

유기적의 정의는 '생물처럼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떼어 낼 수 없는 것'이다.

유기적 지식은 가장 신속하게는 독서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

독서를 하면서 글 얼개라는 필터로 쓸거리를 획득하고, 최종적으로는 글쓰기로 독서 과정에서 발생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독서의 올바른 방법이다. 이런 방식의 독서 활동은 그 자체로 메타 학습이며 메타역량이 성장을 돕는다.

메타 학습은 유기적 글쓰기로 마무리한다.

메타 사이클의 사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글쓰기의 재료를 획득하고, 이것을 고유의 글 얼개에 맞추어 정리하면 유기적 글쓰기가 완성된다.

발명과 논술을 하나로, 메타 학습의 완성

발명 과정은 전형적인 메타 사이클이므로 메타 학습을 위한 구체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발명의 과정

문제 관찰 → 원인 분석 및 방향성 도출 → 해법 설계 → 특허 작성

발명적 학습의 과정

해법의 선택 → 문제 원인 분석 → 인과적 맥락 파악 → 글쓰기


가치 기준 없이 욕망을 따라 무의마한 경쟁에 매몰되거나 허무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고유역량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독특한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메타역량은 무시한 채 패스트 팔로워가 되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어진 문제 해결에만 몰두한 채 근복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할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에 그저 끌려가고, 인공지능에게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하려고 고민했습니다. 인간 수준의 판단을 내릴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인공지능에게 어떤 데이터를 입력하면 될지 고민만 했습니다.

이런 세태를 실랄하게 비판하는 저자의 메시지가 저의 생각의 전환을 불러왔습니다.

⟨인간의 학습법⟩ 마지막 부분에 저자가 전하는 인생 항해를 위한 열다섯 가지 수축 중에 인상 깊은 몇가지를 적어봅니다.

  1.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라. 인간은 외로운 시간을 견뎌야 성장할 수 있다.

  2. 지식을 의심하고 비판하라. 지식더미에 파뭍히지 말고 소화하고 성장하라.

  3. 공포와 불안을 멀리하라. 고유역량에 승선하고 안심하라. 공포와 불안을 부추겨 생각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가볍게 무시하라. 고유역량의 항해가 중단되는 것보다 불행한 일은 어디에도 없다.

  4. 뉴스에 동요하지 마라. 뉴스는 홍보다. 무수한 사건 중에서 왜 하필 지금 저 뉴스가 선택되어 홍보되고 있는지 그 이면의 의도롤 먼저 생각하라.

이 책에서는 유발하라리의 ⟨호모데우스⟩를 많이 인용하고 있는데요, 제 북 위시리스트에 추가 되었습니다. 다음에 리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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