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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 나민애의 인생 시 필사 노트
나민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우연히 나민애 작가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나만애 작가님의 진솔하고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책으로 만나보고 싶었던 와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 10년 전 한 신문사에서 시 칼럼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무조건 하겠다고 합니다. 시 칼럼을 시작하는 것이 마치 '시의 학교'에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나민애 작가님. 그렇게 매주 한 편의 시를 공부하는 학생이 되었던 수만 시간. 어느 날 강연장에서 그동안 써왔던 모든 칼럼을 한 편 한 편 오려서 종이 뭉치를 내밀며 '이 글들이 나에게 인생을 꿈꾸게 했다고' '때로는 시보다 해설이 더 좋았다'하셨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사실 저도 시를 읽고 해설 편을 읽고 더 좋아졌던 시가 있었습니다. 바로 <국수가 먹고 싶다> 시입니다. 시는 나와 상대의 마음을 연결해 줍니다. 때론 무엇이라 표현하고 싶었던 답답했던 마음 표현이 시가 되어 뚜벅뚜벅 걸어와 친근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그래서 시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첫 장부터 시를 읽었습니다. 꽃잎에 스치는 바람 같은 시도 있었고, 향기를 음미하는 시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머뭇머뭇 한 글자 한 글자씩 읽게 되었던 시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국수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허름한 식당, 삶의 모서리에 다친 마음, 소를 팔고 오는 농부의 마음, 어디선가 혼자서 울고 있는 한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삶은 무한 반복적입니다. 잘해내야만 한다는 숨 가쁨, 그런 날에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런 날엔 작지만 사람 냄새나는 그런 곳에 가고 싶습니다. 부담 덜 가고 마음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장소가 있으신가요? 고개가 자동으로 숙여지는 날, 그런 날 어디를 찾으시는가요? 혹시 주말마다 고향 냄새 맡고 마음 충전하고 오시나요? 그 먼 거리가 오히려 위로가 되었던 적이 있었나요? 마을 모퉁이에서 마주친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닫혔던 마음이 열리고, 굳어있던 얼굴이 미소가 지어지셨나요? 사람의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는 사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걸음걸이 손동작, 몸의 상태가 다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 세상 사람들은 별일 없이 살아가는 것 같은데, 자신만 별일이 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일이 어떤 마음인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 촉촉해진 마음에 손수건을 가져다 댑니다. 국수 먹고 싶은 날은 마음의 허기, 삶의 어둠을 등 진 사람이 아닐까요? 그런 날엔 나보다 더 상처받고, 아픈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래요... 당신은 잘 견뎌오셨군요. 당신은 정말 대단한 분이시군요. 어떻게 잘 겪어내셨나요? 앞으로도 잘 지내실 거라고 응원해 주고 싶어요. 나도 울고 싶은 날 마냥 우울해하지 않고 국수를 한 그릇 사주며 이야기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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