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해들리 블라호스는 호스피스 간호사이다. 22세에 일을 시작해 현재 9년 차 간호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다. 저자 해들리는 외조모부가 장의사였던 까닭에 죽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문득 나의 친구 중에도 장의사였던 아버지, 그리고 나의 친구가 떠올랐다. 해들리는 고등학생 시절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죽음이라는 게 얼마나 갑작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인지 깨달으며, 상실에 대한 분노와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이후 간호사로 일하는 동안 삶의 마지막을 앞둔 환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갔다.
어렸을 적 작가가 꿈이었던 저자는 열아홉 살 여름방학에 아이를 갖게 되었다. 평소 세워뒀던 앞날의 계획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하다가 간호사를 선택했다. 호스피스, 즉 임종간호는 의학적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가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에서 받던 치료를 중단하는 대신, 며칠이 될지 몇 주가 될지 몇 달이 될지 모르는 인생의 마지막 나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집에서 편안하게 보내며 보살핌을 받는 활동을 말한다. 세상엔 의학만으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 세상 그리고 무엇이 됐든 죽은 뒤에 우리가 마주할 세상 사이엔 강력하고 평화로운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그 무언가는 무엇일까? 그런 세상은 정말 있을까? 저자는 그 무언가를 두 눈으로 똑똑히 봐왔다가 한다. 그것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말이다.
<사랑한다고 한 번 더 말해주세요>
하루 중 사랑한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할까? 하기는 하는 것일까? 의식적으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한다고 표현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책이다. 요즘은 집에서 임종을 바라보기가 어려운 시대다. 모두 다 바쁘고, 빠르게 살아간다.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본다. 농경사회였던 그 시대, 나의 첫 죽음의 소식은 할머니였다. 농사일 하다가, 누군가의 급한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오셨던 아버지의 발걸음을 보며, 무슨 일이 생겼구나! 싶었다.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던, 그날의 그때가 떠올랐다. 어렸을때는 나이가 되어야만 죽음이 찾아온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한 살 한 살 알게 되었다. 사람이 오는 날짜는 알아도, 가는 날짜는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을. 때가 되어도 갈 수 없는 인생도 있고,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한순간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음을 되뇌이게 한다. 어느 날 젊은 사람의 부고가 더욱더 슬펐고, 사랑하는 사람의 부고가 눈물겨웠다. 죽음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볼 수 있는 눈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다면, 더욱더 나는 되뇌고 싶어졌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많이 사랑한다고, 그렇게 오늘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