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의 시간 가랑비 메이커 단상집 / 느리게 차오르는 이들을 위한 책

낮달의 시간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5월

낮에 보이는 달 낮달.  낮달이라는 말이 저에게는 낯설게 다가왔어요. 가랑비메이커 작가님 책은 처음이었는데요. 바로 낮달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낮달의 형상이 보이네요. 어머 이번 책이 열 번째 책이라니... 대단하시네요.  가랑비메이커 작가님은 소리 없이 변화하는 계절의 변화를 목격하기 위해 매일 산책을 나선다고 해요. 면지를 살펴보니, 노랗게 차오른 작가님의 모습을 보게 될 그날을 생각하게 되네요. 혹시 한낮의 낮달을 본 적이 있나요? 아무 생각 없이 스쳤던 하얀 달이 떠오르네요^^ 작가님은 그 낮달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해요. 아직 다 채워지지 않은, 노란빛을 한사람 한 사람에게 줄 비춰줄 아름다운 글들을 모으고 있는 현재 진형형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부 아침 바람/ 2부 오후 허밍/ 3부 저녁 그늘/ 4부 한밤 산책/ 총 4부로 나누어진 책으로,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책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낮달에 대한 궁금증으로 한자리에서 끝까지 읽고 만 책. 글쓰기가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오늘은 가난하지만, 내일의 절망보다 희망을 꿈꾸는 가랑비 메이커 작가님이 더욱 궁금해졌어요. <겨자씨> 겨자씨 하나의 믿음을 소중히 여기고, <뒷모습> 누군가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모습을 연상케 했어요. 아리고, 아련한 그렇고 그런 모습들. 사랑은 두 눈을 마주하지 않는 순간까지 오래도록 바라보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글귀, 알아차리지 않아도 좋을 나의 다정을 기꺼이 두고 오는 것이 사랑이라는 표현, 박수가 절로 나오게 되네요. 고민과 걱정이 많을 때, 자주 입버릇처럼 읊조렸던 하루 살이처럼 오늘 하루만 잘 살자라고 다짐했었는데, 책 안에서 그 글귀가 나오지 반가운 친구를 만난 듯 미소가 지어졌어요. 그리고 문을 벽에다 내는 것이다.라는 표현에 누군가와의 벽을 만났을 때, 문을 내어서 들어가 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2부에서 오후 허밍이라는 챕터 사랑, 고백, 그럼에도 사랑이 느껴졌어요. 사랑에는 재료가 필요하지 않고, 오직 한 사람, 그 자체로 사랑하고 싶다는 풋내 나는 20대의 사랑이 떠올랐어요. 또한 <책을 읽는 태도>에서, 책을 대하는 바른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 <만 원 안팎의 세계>에서 어릴 적 라면을 끓여 냄비 받침대가 없을 때, 책을 놓았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앞으로는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책을 냄비 받침대로 사용할 날은 없을 것 같아요.

낮달은 아직 기다리는 중이에요. 이 책은 환한 빛을 발할 때까지 조금 더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요. 이 책은 현재 진행형의 사람들을 위한 것. 낯설고 서툴지만, 항상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걸어가는,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표현할 줄 아는 가랑비메이커 단상집이예요. 글이 이렇게 깔끔하게 쓸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젠 낮달을 만나게 되면 가랑비메이커 작가님이 떠오를 것 같은데 어쩌죠^^ 11번째 책도 기대가 되네요. 가랑 메이커 작가님 계속적으로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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