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민한 엄마입니다 - 예민한 내가 만난, 예민한 아이
송희재 지음 / 북드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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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민하고 민감하고 불안한 엄마다.

나는 특히 오감 중에서 청각에 예민한데
큰 소리에 민감하고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
물론 내가 이렇다는 것을 알게된 건
육아를 시작하고도 한참 후의 일이었다.

육아는 나의 이 민감한 부분을
자극하고 또 자극했다.
내 밑바닥을 다 드러내 보일 때까지.

잠자리에 들며 책 읽어달라, 물 달라, 쉬 마렵다,
기타 등등의 수많은 요구를 하던 아이는
몇 시에 잠을 자건 아침 6시면 기상을 한다.
그리고는 눈을 뜬 순간부터
나에게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는데,
오전과 오후를 지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무한루프로 진행된다.

나는 육아라는 망망대해에 빠져
허우적대는 엄마인지라
아이의 욕구를 미처 다 채워주지 못하고,
채워지지 않은 욕구는 다시
끊임없는 말소리로 돌아와 나의 청각을 자극한다.
그리고 나는 종종 폭발하곤 했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저자는 이 악순환의 반복을 끊기 위한 방법으로
엄마인 나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인식하고 포용하며, 또한,
아이 역시 있는 그대로 받아주라고 말한다.

나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이가 조금 더 차분했으면,
조금 더 순응적이었으면,
나를 아주 조금만 편하게 해줬으면.

그러나 아이는 나에게 인정받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
따라서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할 의무가 없다.
아이는 나와 다른 존재이고,
그저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사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아이의 까다로운 기질과
나의 예민함이 더해져
내 머리와 마음 속은 나날이 번잡해져갔다.

나는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들에 집중하지 못했다.
왜 일반적인 육아 공식이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가.
왜 나의 육아는 즐겁지 않고 고되게만 느껴지는가.
아마 다른 생각을 하느라 놓쳐버린
아이의 반짝이는 순간들이 많았으리라.

저자는 Here and Now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육아에 대한 번뇌는 잠시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아이에게 집중하라고 말한다.

육아는 육아라는 것 그 자체로 힘든 것이 맞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순간들에는
그 힘듦을 버텨내야 하는 자리가
바로 ‘부모’라는 자리다.

그러니 우리, 미래에 대해 고민하느라
현재를 잃어버리지 말자.
과거에 얽매여 내면아이의 상처를 곱씹기 보다는
눈 앞에 있는 내 아이의 체온, 냄새, 살결, 목소리,
그 모든 것에 온 힘을 다해 집중해 보자.

우리의 예민하고 민감한 감각을 총 동원하여
아이를 사랑하고 또 나를, 가족을 사랑하자.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예민함은 육아에 있어 엄청난 축복이었음을.

-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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