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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질문으로 자란다 - 생각두뇌를 키우는 한국형 하브루타, 밥상머리교육 실전편
김정진 지음 / 예문 / 2018년 9월
평점 :
내년 초 출산을 앞두고 남편과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될지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물론 세세한 부분에서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행복하고 개념있는 부모가 되기"와 육아에 있어서 "옳고 그름을 분간하고 자주적인 아이로 키우기" 라는 희망사항에는 서로 이견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자주적으로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아이는 질문으로 자란다'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한창 말이 트이고 이런저런 질문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모르는 것도 현실이었고, 그게 막상 내 아이라고 생각하니 혹여나 내가 잘못 대답한 내용으로 아이가 오해를 하거나 잘못 이해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러모로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가장 먼저 작가가 책 서두에 짚어준 우리나라의 잘못된 '밥상문화'에 대한 내용에는 격하게 공감했고 우리 부부도 많이 바꾸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세종대왕, 유대인 등의 비유를 보며 질문의 중요성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을 비롯한 주변 가족들을 봐도 식사 자리에서는 일정 범위를 넘어서는 대화를 하는 경우도 많이 없고,
티비를 보며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저자가 단순히 질문의 중요성만을 강조했다면 공감대 형성이 불가능했을것 같은데 실제 질문 주고받기 내용이 구체적으로 실려있어서 질문 주고받기를 처음 시작하는 부모들이 참고하기에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질문주고받기가 아이들에게 하나의 학습이나 강압적인 일로 느껴지지 않도록 시작선을 잘 끊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나의 아이와 질문주고받기를 하는데 있어서 혹시 나의 지식부족으로 인해 아이와 완벽한 대화가 불가능하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도 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거나, '자식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 말들이 질문주고받기를 시작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책에서는 꼭 정답이 있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꼭 아이의 대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특히 "정답이 아니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의 입과 뇌는 멈춘다"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대화의 주제가 딱히 떠오르지 않거나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부모부터가 모르겠다면 이 책에 있는 주제와 질문들을 그대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대부분의 부모들은 질문을 주고받는 분이기에서 자라지도 않았을 뿐더러,
이런 긴 질문 주고받기를 해본적도 없을 것이다. 저자와 아이들의 질문 주고받기를 읽다보니 왠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고 따뜻하고 단란한 가정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저자는 질문과 답을 바로 주고받는 것 보다 질문을 계속 주고받는 것을 강조하는데 그 이유는 질문과 답을 바로 주고받으면 질문 자체가 몇 개 되지 않고 일반적인 질문만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질문 주고받기 게임을 하며 여러 질문들을 만들다 보면 질문의 수준이 깊고 넓어지고 그에 따라 대화의 수준도 깊고 넓어진다고.
혹여 주제가 고민된다면 하나의 키워드를 정해서 질문 주고받기 게임을 해보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질문 주고받기를 넘어서 부모들의 코칭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한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해서 그냥 상황에 맞춰서 살게 된다는 글쓴이의 말이 마치 나를 그대로 설명하는 것 같아서 너무도 부끄럽고 서글펐다.
지금도 많은 부모들이 자식의 인생에 자신을 투영시켜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내가 하고싶은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그걸 자식에게 시킨다던가, 내가 실패한 무언가를 자식을 통해 이루려고 한다던가.. 나도 그것 때문에 어린나이에 읽지도 않는 책을 잔뜩 선물받곤 했다.
나는 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혹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를 파악해서 좋은 코칭을 해주는 부모가 되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아이가 좋아하는것을 단지 찾아주는것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함께 강조한다. 바로 1만시간의 법칙인데 얼핏 듣기엔 '헉'소리가 날 지 몰라도 그만큼 무언가를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수반된다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아이에게 1만이라는 숫자는 와닿지도 않거니와 당장 실행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노력'의 당위성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천천히 체득해나가다보면 나중에는 노력을 고생이 아닌 투자라고 생각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아이들의 질문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답을 이야기해줘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부모들과 교육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부모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밥상머리 교육을 위한 질문 십계명을 되새기며 서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