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머니 돌개바람 50
박서진 지음, 고담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민수가

"엄마, 이번에 산타 할아버지는 1월에 온대. 코로나19때문에 자가 격리해서 그렇다네~. 빨리 선물 받고 싶다."

아직 초등학교 2학년 남아라 세상일에 약지 않고 아기 같은 구석이 있어 이렇게 종종 웃음 나게 만든다.

그래서

"민성이 민수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있으면 말해봐! 단 이만 원 선에서다."

"뭐야? 이만 원이면 내 돈으로도 살 수 있잖아. 작년에는 오만 원이더니 뭐야? 너무 한 거 아냐?"

"이번엔 할머니 칠순이라 지출이 심하단 말이야."

볼멘소리를 했지만 어쩔 수 없다. 이미 지난달부터 큰 적자가 나서 어쩔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하며

"싫음 선물 받지 마라~"로 대화는 끝.

올해는 이렇게 크리스마스 선물 하나는 사라졌지만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은 어떡하지?

무엇으로 해야 하나? 고민고민.. 하던 차에

'산타 할머니'책을 선물(?) 받게 되었다.




표지만 보았을 땐 그림책 같았는데 받고 보니 이야기책이다.
회색 머리카락에 빨간 고깔모자를 쓴 할머니와 검정 물방울무늬의 회색 고양이가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리어카 타고 달리는 표지라니…….

어지간한 상상력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산타 할아버지도 아닌 산타할머니, 썰매도 아닌 리어카라니 말이다.

하지만 한껏 벌어진 입 모양새로 보아 신나는 분임에는 틀림없네.



"할머니는 누군데 이런 걸 나눠 주는 게예요?"

"나? 난 산타 할머니란다."-46쪽

"내 손수레를 밀어 주었잖아. 그런 게 바로 산타가 되는 순간이거든."

"그건 누구나 할 수 있잖아요."

"그렇지 않단다. 따뜻한 마음을 나누려는 생각이 없으면 그렇게 할 수 없지."

"마음을 나누면 누구나 다 산타가 될 수 있는 거예요?"

"그럼, 그게 가장 중요하지. 선물을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또 선물을 전해주는 것."



나눈다는 의미를 잘 헤아리지 못하는 우리 알파족들에게 쉽고 친절하게 나눔을 설명해 주는 부분.

햇살처럼 가슴에 파고들어 새겨진다.

추위를 싫어해서 여름에 나타난다는 산타 할머니.

포장되고 값비싼 선물은 아니지만 받는 이에게는 꼭 필요한 선물을 주시는 분.

겨울의 산타 할아버지와는 또 다른 포근한 엄마품 같다.

그래서 엄마를 잃은 지환이와 지후에게 왔나 보다.



나눔이란 특정한 달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할 때 바로 그 순간하는 것이다.

값비싸고 좋은 선물은 아니지만 소소하지만 신나고 따뜻한 비눗방울 장난감. 엄마가 해 주던 만두 같은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지럽고 고통과 고난의 연속인 해다.

애고 어른이고 젊고 늙고 할 것 없이 모두 산타의 선물을 받아 마땅하지만 지금은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고 빨리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가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선물이 아닐까 싶다.

집으로 돌아가 자녀와 오손도손 앉아 함께 산타 할머니를 읽으며 감사와 고마운 마음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이 책으로 민성이 민수와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고 크리스마스선물에 대해 다시금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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