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똥으로 길렀어요 미래 환경 그림책 5
양혜원 지음, 박지훈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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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똥으로 길렀어요,

 

제 나이 또래라면 누구나 시골집에 관한 아련한 추억이 있지요. 시골 외갓집의 화장실 냄새. 일을 보려고 쪼그리고 앉으면 여름에는 똥파리가 윙윙 날라다니고 코를 찌르는 냄새....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냄새에 익숙해진다고 할까요... 어렸을때도 그 똥을 퍼서 나르는 외할아버지를 볼때마다. 저걸 뭐에다 쓰나 궁금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 우리가 눈 똥이 밭에 뿌려져서 그게 거름이 되고 거기서 나온 채소를 다시 우리가 먹는다구요? 생각만 해도 우웩?

웬지 채소를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 똥 씹은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밭에서 딴 채소는 늘 싱싱했습니다.

어렸을 때 우리 외갓집은 참외농사를 지었어요. 충청남도 논산 참외밭, 원두막에서 친척 오빠들이랑 참외며 수박이며 먹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그 농사도 닭똥, 인분으로 만든 거름으로 만든거겠지요?

 

내 똥으로 길렀어요. 는 이런 유기농 농사의 시작부터 수확까지를 차근차근 보여주는 책입니다. 주인공 남자아이의 할아버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가 농약중독이 걸려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해지셨어요. 그래서 시골로 귀농하신 아빠는 농약을 쓰지 않고 자연 농법의 농사법을 시작하셨지요. 아빠는 똥이 약이라며 똥을 모으고 풀, 짚, 가축의 똥을 모아 두엄간에 쌓아 두었습니다. 이 상태로 1년 반을 묵히면 지독한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로운 두엄으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그 생명의 밭에 씨앗을 심지요. 씨앗을 한 구멍에는 세알씩 넣는답니다. 새 한입, 벌레 한입, 그리고 사람 한 입. 씨앗을 심는 그 손길에는 하찮은 동물도 생각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더군요.

 

이 거름으로 지은 참외 농사. 결말은 어떻게 되는 줄 아시지요?

이 책은 유기농 농사의 처음과 끝은 아이의 시선으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나타내 준답니다. 벌레 먹은 상추잎도 농약을 뿌리지 않은 천연 재료로 만든 신선한 채소인 것을,,,,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유기농 농사장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잇습니다.

유기농 농사는 다른 농약을 사용하는 농사보다 몇백배 힘들지요. 하지만 유기농 사과는 신선도가 당도가 높고 신선도가 정말 오래 가는 것을 보았어요. 유기농 채소를 원하는 도시 사람들이 매달 정기적인 후원금을 송금해주면 농부 아저씨는 정성을 다해 채소를 기릅니다. 그리고 벌레 먹은 깻잎, 못생긴 오이이지만 정말 농약을 전혀 치지 않은 생명의 채소잖아요. 농부 아저씨의 편지와 함께 배달된 귀한 채소를 받은 도시 사람들의 기쁨은 말로 할 수 없겠지요?

 

올해는 너무 늦었고 우리 식구도 묵혀둔 밭이 있어요. 지금은 잡초가 무성한데요.

내년 봄이 되면 갈아 엎고 우리 식구가 먹을 방울 토마토며, 가지, 고추를 아이들과 꼭 같이 심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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