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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ㅣ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평점 :
✏️ 나를 지켜준다 믿었던 장막을 걷어내 마주하게 된 진심.
✏️ 외모, 인종, 종교, 빈부격차 등으로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전쟁이 빈번해지며 모든 것이 무너진 미래,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툼 자체를 없애려 서로의 삶을 침범할 수 없도록 규칙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버블'이라는 이름의 장막이 모든 사람들 한명 한명을 가려 서로를 볼 수 없고, 대화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 갈등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버블을 벗어날 때에는 반드시 눈을 감고 있어야 하며, 타인에게 선입견을 가질만한 정보는 절대 궁금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발전한 미래도시 '중앙'은 일상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도시입니다. 주인공 07은 중앙에서 배급 받은 물품으로, 지정된 보호자와 함께 생활하며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의 모습을 알고 싶어 자꾸만 눈을 뜨려 했던 07은 안정적인 일상을 사는 어른이 된 지금도 소통과 공감의 부재에 갈증을 느낍니다. 그런 07에게 누군가 찾아와 눈을 뜬 채로 생활할 수 있는 '외곽'으로의 이주를 권합니다. 조용한 평화와 안정을 모두 버리고 거친 갈등이 만연하다고 전해지는 외곽으로 향하는 07. 과연 서로를 마주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은 상처와 아픔으로 가득한 곳일까요?
✏️ 이번 소설은 블라인드 서평으로 제공받아 해달도 서평을 올리는 오늘 검색을 통해 작가님을 알게 되었답니다. 타인과의 대화와 접촉을 제한한다는 소설 배경에 걸맞는 이벤트여서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SF 미래 소설임에도 사람 간의 소통이 주가 되어 원활한 대화 방법, 감정 전달과 의미 해석 등을 전혀 알지 못하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풀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반부에서는 단순히 눈이 보이지 않게 되는 기이현상이 퍼져 폐허가 되는 영화 <눈 먼 자들의 도시>가 떠올랐는데, 전혀 다른 계열의 세계관이니 디스토피아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를!
도서 제공: 창비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