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착해지지 않는 사람들..

비나리 달이네집 ㅣ 낮은산 어린이 1
권정생 지음, 김동성 그림 / 낮은산 / 2001년 6월

일요일 대학로를 걷다 <애완견을 함부로 키우지 마세요!>라고 호소하는 젊은이들을 보았다. 단지 귀엽고 예쁘다는 이유로 개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일깨우는 자리였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흘러 정이라는게 쌓이지 않으면 개와 함께 살기란 힘들것이다.

이 책의 통나무집 아저씨와 달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도 이해해주는 사이이다.  통나무 집 아저씨와 달이는 서로 대화를 나눈다. 사람과 동물이 대화를 나눈다는게 자칫 허무맹랑한 거짓처럼 보이지만 대화란 소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달이와 아저씨가 나누는 눈빛 대화는 무척 애틋하다. 앞다리가 잘려 나가고 붉은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달이를 안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았는가? 그 표정에서 어떤 대화를 주고받는지, 독자도 그들의 대화에 끼어 위로를 해 주고픈 마음이 생긴다.

통나무집 아저씨는 신부님이었다. 엄숙함과 고귀함이 베어 있어 늘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신부님이 왜 농사꾼이 되었을까? 아무리 가르치고 타일러도 하나도 착해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회의를 느껴서일까? 그런 신부님을 보고 사람들은 무엇을 깨달을까? 이 책을 읽게 되면 여러 가지 고민을 안게 된다.

전쟁을 겪은 통나무집 아저씨의 아픔과 한쪽 다리를 잃은 달이의 아픔은 모두 사람이 만들어낸 무시무시하고 잔혹한 짓이다. 언제쯤 사람들은 아저씨의 마음을 달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끊임없이 물음을 던진다.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을 해야하는 숙제를 안겨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