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이 고학년 꿈큰책 1
이말녀 지음, 노희성 그림 / 영림카디널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어린이들은 지나간 옛 선조들의 삶을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자신의 삶과 비교해 보았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고  무엇보다 현재와의 괴리감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 같다.   하지만 <보금이>와 같은 역사동화는 조선시대의 사회상을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풀어나가고 있어 한결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이 책의 주제는 "양반지주와 탐관오리의 횡포에 맞서 고난을 이겨내는 백성들의 삶" 인 것 같다. 작품 속 보금이의 가족사는 당시 조선의 양민들이 겪어야할 아픔을 잘 드러내고 있다.  지주의 횡포에 여지없이 당해야 하는 양민들의 고통이라든지, 양반입네 하면서 이유없이 때로는 장난삼아 양민들을 괴롭히는 모습은 더욱 실감나기까지 하다.

 이에 맞서는 백성들의 저항은 독자로 하여금 손을 불끈 쥐게 한다. 가을걷이때 당하는 지주의 횡포와 나라에서 걷어가는 군포까지 힘있는 자들의 억지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권력과 부를 지고 있는 그들에게 엎드려 굽히고 짓밟히는 것이 아니라 맨손으로 맞서는 백성들의 모습이 읽는 이에게 감동으로 와 닿는다.

작가는 주인공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이 책의 주인공은 작고 외소한 여자아이다. 하지만 놀랍도록 강직함과 꿋꿋한 모습에서 고난을 이기려는 의지가 한결 돋보인다. 조선시대는 여러가지 사회적 규약때문에 일반 백성들의 삶이 결코 편안하지 않았음을  알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려 한 것 같다.

한걸음 더 나아가 어린이들에게 <나는 지금 행복한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주인공 보금이를 통해 지금의 나의 삶을 투영해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운다는 점에서 한층 더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작품 중에 삼미자 어른(다산 정약용)이 등장한다. 이야기 속에서 그의 힘은 미미하지만 보금이 뿐만 아니라 힘없는 백성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양반과 관리들의 잘못됨을 비판하는 모습은 이 작품에 힘을 실어주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그림자처럼 끝까지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과연 보금이가 삼미자 어른의 말씀처럼 '샘물'처럼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요원한 일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꼭 알고 가야할 것이 있다. 가난을 못이겨 가족을 떠나 '화적'이 되는 장면에서 잘못된 사회를 바꾸려는 의지는 그 사회를 움직이고 지배하는 이들이 아닌 백성들이라는 것이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결코 바꿀 의지가 없다. 어쩌면 그들은 그것을 맘껏 누리고 싶을 뿐이다. 잘못된 사회에서 핍박받는 이들이 과연 할 수 있는 일들이란 무엇인가? 힘을 하나로 뭉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홍경래의 난> <임꺽정> 나아가 <동학혁명>이 바로 잘못된 사회를 우리 손으로 바꾸겠다는 결연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잊지 않았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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