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thirsty > 작지만 강력하고 끈질긴 고전

The Elements of Style (문체 요론) ,William Strunk Jr. and E.B. White, 제4판, 2000, The Pearson Education Company(Longman Publishers)

* 이 책은 지금 팔리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에서 판매 순위 73위의 책이다. 악서가 양서를 구축하는 일은 언제까지 계속되려나?

이야기는 제1차대전이 끝나던 해, 우리나라에서는 3 •1운동이 일어났던 해인 1919년, 미국 뉴욕주 북부의 시골 마을 이싸카(Ithaca)에서 시작된다. 세칭 아이비 리그(Ivy League)에 속하는 명문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의 20세 학생 화이트(Elwyn Brooks White: 1899-1985)는 괴짜 교수인 윌리엄 스트렁크 2세(William Strunk Jr.: 1869-1946)로부터 영어 수업을 받게 되는데, 그 때 교재가 교수가 직접 쓰고 만든 43페이지짜리 볼품없는 ‘작은 책(the little book)’이었으니, 바로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졸업 후 문필가의 길로 접어든 제자 화이트(그가 1945년에 쓴 청소년 소설 ‘Stuart Little’이 몇 년 전 개봉된, 말하는 ‘쥐’를 양자로 받아들인 가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의 원작 소설이니 그 이야기도 이 이야기만큼 끈질긴 셈이다)는 위의 이야기로부터 38년 뒤인 1957년, 유명한 맥밀란 출판사로부터 이런 종류의 책 출판 제안을 받자, 그 ‘작은 책’을 기억에 되살렸으며, 예문을 시대에 맞게 바꾸고 자신이 한 장(이 책의 마지막인 제5장 An Approach to Style)을 추가하여 세상에 내어놓으니, 이 책이 50년 뒤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책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는 스트렁크 교수는 그 때 이미 돌아가신 지  오래 뒤였으니 이 일을 알 리가 만무하였고, 따라서 두 사람은 수십 년 간의 공백을 둔 상태에서 같이 일을 한 셈이었으며(심지어 화이트의 졸업 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는 증거도 없다), 이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 자신의 개정인 2판(1972년), 3판(1979년)에 이어, 그의 사후인 2000년 현재의 판인 제4 개정판이 그의 양자였던 로저 앤젤(Roger Angell: 1920년생. 유명한 야구기자로 1962년부터 뉴요커지the New Yorker에 야구 컬럼을 썼고 여러 권의 책도 낸 바 있다)의 손에 의해 나온 것이다. 이 4판의 공동편집 겸 발문(afterword)을 쓴 찰스 오스굿(Charles Osgood)은 1933년 생으로 여러 권의 베스트 셀러를 낸 작가 겸 라디오방송인이며 야구에 관한 열정으로 로저 앤젤과 인연이 있다.

이 책은 현재도 본문이 85페이지로 끝날 정도로 작고(책 크기가 보통 책의 반 정도로 주머니 안에 들어갈 수 있다) 볼품없는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매우 강력하고 원래 스트렁크 교수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인 쓸데없는 말은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그의 모토가 Let every word tell!이었다), 오늘날에도 영어권에서는 뛰어난 작문교재로 손꼽히고 있다. 아마존 서점(www.amazon.com)에 오른 200개의 서평은 찬사로 일관되고 있으며, 그 200개 서평의 평균 평점이 별 4개 반(5개 만점).

요란한 치장이 되어있지는 않지만, 이 책을 펴보면 좌우 페이지의 여백이 다르게 되어 있고(왼쪽 페이지는 오른쪽 여백이 크고, 오른쪽 페이지는 왼쪽 여백이 크다. 왜 우리나라 책들은 왼쪽 오른쪽 구분 없이 여백 크기가 한결 같아, 중간 접히는 부분 때문에 두께가 조금만 두꺼워지면 보기 힘들까?), 책 크기에 비해서는 활자도 크고 선명한 점이 무척 보기 편하여, 독자를 생각한 제책(製冊)이란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영어 작문의 요령이며, 글쓰기와 관련된 간략한 문법 사항 외에도 수사학적인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명료하고 대담하며 간결한 글쓰기를 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지식 전수 외에도, 이 책 자체가 바로 이런 글쓰기의 전범(典範)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에 뛰어난 점이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의 구성을 간략히 살펴보면, 로저 앤젤의 서문, 화이트의 소개 글에 이어, 1장 영어 사용법(또는 용례: usage)에 관한 규칙 11개(명사의 단수 소유격 만드는 법부터 구두점의 사용, 대명사의 사용, 현수구문에 이르기까지), 2장 작문의 규칙 11개(단락 구분법, 능동태의 사용 권장, 단어의 선택, 늘어진 문장과 내포문, 병렬구문, 시제, 어순 등), 3장 원고 형태(부호, 숫자 표기, 여백 등 실제 출판을 위한 원고 정리 요령 10가지), 4장 통상 잘못 사용되는 단어 및 표현 113개 해설(aggravate에서 would까지 알파벳 순), 그리고 마지막 5장으로 앞서 말했듯 화이트가 추가한 문체론(글쓰기 방법) 21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진 본문 외에, 찰스 오스굿의 발문, 용어해설, 찾아보기가 추가되어 있는데도 반국판 100여 페이지에 불과하니, 얼마나 효율적으로 책이 구성되고 쓰여졌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책의 내용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이 책의 다른 효용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한다. 미국의 소위 ‘표준화된 시험(standardized test)인 SAT, TOEFL, GMAT, GRE 등에는 반드시 작문(test of written English 또는 essay)이 포함되는데도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필자는 발견했다. 그런 분은 이 책(이 책은 일반적인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과 또 미국 대학에서 중요시하는 ‘5단락 에세이(the five paragraph essay)’에 관한 글을 읽어보면 아! 어떻게 쓰라는 것이구나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후자에 관해서는 여기에 관한 국내외 영작문 교재들을 참고해도 되지만, 이런 책들이 너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분을 위해 엑기스를 소개하면, 맥밀란 영영사전 Macmillan English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의 중간 별지 섹션 Language Awareness, 4페이지에서 9페이지까지의 두 항목 Academic Writing과 College Composition을 보시면 충분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위의 시험을 봐보신 분들은 도대체 학교에서 배운 영문법과 취급 항목, 강조점 등에서 너무 차이가 나는 점에 놀라 헷갈린다, 심지어 이건 영어시험이 아니다라는 분까지 나올 정도인데(이런 정보들은 다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얻은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좋은 영어공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다른 장점(영어권 사람을 제외하고 우리같이 외국어로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보너스로 주어지는, 저자들은 생각도 못했겠지만)이다. 예를 들어 위와 같은 시험을 공부하는 분들은 병렬구문(parallel construction), 어색하고 중복된 표현(awkward, redundant, wordy) 이런 용어들 많이 들어보겠지만 도대체 정확한 의미와 규칙을 몰라 답답했을 것이다. 대개의 강사들은 얼버무릴 것이고. 그런 분들을 위해 책에서 몇몇 부분을 아래에서 직접 인용할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 책은 영어로 글쓰기에 관한 책이고, 영어에 관한 책이지만, 보편적인 글 쓰기에 관한 책도 되는 것이니 어떤 말로 글을 쓰든 독자들은 다음 말을 명심하시면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Be definite, concise, concrete, and brave in writing!  

 

(추기: 2003. 4월 미국 Doublday 출판사에서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최근 국내에 번역된 소설 "다빈치 코드(Da Vinci Code), 베텔스만코리아, 양선아 옮김, 2004. 6"의 저자 댄 브라운(Dan Brown)이 미국의 한 인터넷 서점과 나눈 대담을 읽은 적이 있는데, 자신이 강추하는 애장 서적 10권 중에 바로 이 책이 들어있는 것을 보았으며, Hougton Mifflin 출판사의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란 권위있는 미국 영어책의 160명 Usage Panel('영어용법 자문 위원단'쯤 된다)에 이 책의 서문을 쓴 Roger Angell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게 되는 모양이다.)


(Rule 19) 대등한 아이디어는 비슷한 형태로 (병렬구문)

1. 내용과 기능에서 유사한 표현은 외적으로도 유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형태상으로 유사해야 독자들이 쉽게 내용과 기능의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태복음(Matthew), 예수의 산상수훈(the Sermon on the Mount)의 일부인 팔복(八福: the Beatitudes)은 좋은 예이다(* 책에 나오지 않는 부분은 필자가 보충하였음.)
   Blessed are the poor in spirit: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Blessed are the meek: for they shall possess the earth.
   Blessed are they who mourn: for they shall be comforted.
   Blessed are they who hunger and thirst for justice: for they shall be satisfied.
   Blessed are the merciful: for they shall obtain mercy.
   Blessed are the clean of heart: for they shall see God.
   Blessed are the peacemakers: for they shall be called children of God.
   Blessed are they who suffer persecution for justice' sake,: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2. 표현의 다양성을 신봉하다 보면 이 원칙을 깨게 된다. 강조를 위해 문장을 반복할 때는 표현을 바꾸어야 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병렬구문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소심해서 하나의 표현 형태를 선택하고 지키지도 못하고 두려워 하는 작가와 어떤 선택을 하고 그를 지키는 태도와의 차이로 본다.
Formerly, science was taught by the textbook method, while now the laboratory method is employed.
→ Formerly, science was taught by the textbook method; now it is taught by the laboratory method.

3. 병렬 표현 전체에 걸리는 관사나 전치사는 처음에 한 번만 사용하든지, 아니면 전체에 다 사용하든지 둘 중 하나라야 한다.
the French, the Italians, Spanish, and Portuguese
→ the French, the Italians, the Spanish, and the Portuguese
in spring, summer, or in winter
→ in spring, summer, or winter (or in spring, in summer, or in winter)

4. 관용구(idiomatic use)상 특정 전치사를 필요로 하는 말들이 중문으로 연결될 때는 같은 전치사가 아닌 한 모든 적합한 전치사들이 다 들어가야 맞다.
His speech was marked by disagreement and scorn for his opponent’s position.
→ His speech was marked by disagreement with and scorn for his opponent’s position.

5. 상관 어구(correlatives: both, ~ and; not ~ but; not only ~ , but also; either ~, or; first, second, third; and the like) 뒤에는 똑 같은 문법적인 구문이 나와야 한다. 문장 순서를 바꾸면 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
It was both a long ceremony and very tedious.
→ The ceremony was both long and tedious.
A time not for words but action.
→ A time not for words but for action.
Either you must grant his request or incur his ill will.
→ You must either grant his request or incur his ill will.
My objections are, first, the injustice of the measure; second, that it is unconstitutional.
→ My objections are, first, that the measure is unjust; second, that it is unconstitutional.

6. 많은 수의 비슷한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해 수십 개의 문장을 같은 형태(병렬구문)로 써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 몇 가지로 재분류하든지, 아니면 도표로 만들어 설명하는 것이 낫다. 

(Rule 20) 관련된 단어는 함께 배치하라 (어순의 문제)

1. 문장에서 단어의 어순은 그들 사이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주요한 수단이다. 어순을 잘못 배치하면 혼란과 모호성이 생긴다.
He noticed a large stain in the rug that was right in the center.
→ He noticed a large stain right in the center of the rug.
You can call your mother in London and tell her all about George’s taking you out to dinner for just two dollars.
→ For just two dollars you can call your mother in London and tell her all about George’s taking you out to dinner.
New York’s first commercial human-sperm bank opened Friday with semen samples from eighteen men frozen in a stainless steel tank.
→ New York’s first commercial human-sperm bank opened Friday when semen samples were taken from eighteen men. The samples were then frozen and stored in a stainless steel tank.

2.  문장의 주어와 주동사를, 문장 처음으로 나가도 되는 구나 절에 의해 분리해서는 안 된다. 이런 구나 절의 삽입은 주절의 흐름을 방해할 뿐이지만, 관계사절 이나 동격 표현일 때는 무방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방법으로 쓰이기도 한다.
Toni Morrison, in Beloved, writes about characters who have escaped from slavery but are haunted by its heritage.
→ In Beloved, Toni Morrison writes about characters who have escaped from slavery but are haunted by its heritage.
A dog, if you fail to discipline him, becomes a household pest.
Unless disciplined, a dog becomes a household pest.

3. 관계대명사는 거의 대부분 선행사(antecedent) 바로 뒤에 와야 한다.
There was a stir in the audience that suggested disapproval.
→ A stir that suggested disapproval swept the audience.
He wrote three articles about his adventures in Spain, which were published in Harper’s Magazine.
→ He wrote three articles in Harper’s Magazine about his adventures in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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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thirsty님의 "영문과 1학년 학생을 위한 영어공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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