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이 담긴 시선으로 - 나에게 묻고 나에게 답한다
고도원 지음, 조성헌 그림 / 꿈꾸는책방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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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정도 매일아침마다 내 메일로 한통의 편지가 온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책의 좋은 글귀가 좋아서 시작한 이 메일링 서비스는 책을 좋아하던 학창시절, 추천도서를 찾기위해 받기시작하였다. 집에 컴퓨터도 없으면서매일아침 내 계정의 메일로 편지가 온다. 난 학교의 컴퓨터실에 가끔 가서 메일을 몰아 보곤 했다. 고도원씨가 골라준 수많은 책 중 내 맘에 드는 책을 도서관에 가서 빌려 읽곤 하였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침편지를 읽고있다. 세상이 좋아져서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고,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확인할 수가 있고, 심지어 어플리케이션도 개발되어 손쉽게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접하게 되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책의 짧은 구절보다 그 밑에 고도원씨가 적어준 글귀를 더 기다린다. 그의 혼이담긴 글을 수년을 읽으며 눈을 마주치지 않은 글을 통해 배워온 것이다. 그가 심사숙고하여 혼을 담아 구절을 고르고, 글을 덧붙여주지 않았으면 10년동안 내가 이 아침편지를 계속 읽을 수 있었을까??


고도원의 아침편지 독자인 사람들은 모두 알고있는 '깊은산속옹달샘'. 고도원이 아침편지만큼 멋지게 이룬 힐링센터이다.

좋은 기회가 되어 엄마랑 함께 부산에서 저 멀리 충주까지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다녀온 적이 있다. 지금은 많은 건물이 자리잡은 그곳도 내가 방문할 당시엔 여기저기에서 공사중이었다. 벽돌에 우리가족 이름을 적으며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고, 그곳의 성공을 기원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난 그곳을 상업적으로 기울여 생각했던것같다.

명상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하여 수련을 하고, 그곳에서 키운 좋은재료로 식사를 대접하고, 잘 가꾸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기수행을 하는 그런 곳.

하지만 그는 상업적으로 그곳을 만든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을 힐링하기위해 그곳을 만들고, 그러다보니 그곳에서 이윤이 생기게 된 것이었다.


작년 이맘때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뒤, 그 학교의 학생들, 교사, 유가족, 아울러 동네주민까지 초대하여 그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어 치유를 해주고자 노력하였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요즈음, 취업준비생들을 모집하여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상업적이익만을 생각하는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는 혼이 담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입이 험한 아이에게 눈쌀을 찌뿌리거나, 혼을 내지 않고 손자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미소를 띄우며 인사를 건네며 예쁜말을 유도하였다. 깊은산속옹달샘에 온 참가자를 가족처럼 생각하였기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그 또한 운디드 힐러였다.

'Wounded Healer' 상처입은 치유자...

상처를 받았던 사람이 그 상처를 극복하며 다른사람을 치유하는 자를 일컽는 말이다.

기자생활을 하던 당시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삶에 몸도 마음도 지쳤을 그 때에 명상으로 극복한 그는 명상의 필요성을 깨닫고 힐링센터 '깊은산속옹달샘'을 꿈꾸었다고 한다. 급발진사고로 허리를 다쳤을 때, 산행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걷기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아팠던 사람은 그 아픔을 더 잘 치유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모두가 운디드 힐러이다. 세월호 사고로 힘들었을, 아니 지금도 힘든 유가족 및 생존자들을 위해 열리는 촛불집회, 노란끈을 빼곡히 매달아주는 시민들, 그들을 위로하고자 문을 활짝 연 힐링센터의 직원들. 그들 모두 함께 슬퍼하고 가슴아파한 상처입은 사람들이었다.


그는 책 제목처럼 '혼이 담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을 몸에 익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그것을 알려주고 있다. 처음엔 가족부터, 친구부터 시작하여 길에서 스치는 사람들에게까지 혼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미래의 우리를 기대하며 이 책을 썼을 것이다.

일단 첫번째, 미소를 항상 지으며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책상위에 거울을 나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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