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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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은 본능적으로 동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타고났습니다. 특히 야생동물을 다루는 능력이 아주 뛰어났죠. 다룬다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겠네요. 그들과 친구가 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습니다. 에이프릴은 북극곰을 통해 인간이 자연에게, 지구에게 저지른 잘못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비록 한 인간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도 적지만, 눈앞에 놓인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웁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환경 문제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소시민이 노력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는 인식이 제겐 은연중에 있었어요. 내가 길거리의 쓰레기를 줍는다고 해서, 플라스틱 사용을 조금 줄인다고 해서 과연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지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생각을 달리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엄청 크거나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저 쓰레기를 덜 만들고, 버려진 쓰레기는 주워 잘 분리수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물론 이 정도로 환경이 금세 깨끗해지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환경을 걱정해 봤자 정말 의미가 없을 겁니다. 오히려 작은 일이기에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해야만 하는 일일 겁니다. 환경이 바뀌어가는 건 이미 돌이킬 수 없고, 멈출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버스가 떠나버렸다고 다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거나, 택시를 타거나, 하다못해 다소 늦더라도 목적지까지 뛰어볼 겁니다. 이미 늦었기에 비로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선명히 보이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텀블러 쓰기'와 '외출할 때마다 쓰레기 5개 줍기'를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카페를 이용할 때 텀블러를 쓰자는 건 굉장히 오래된 캠페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태껏 들고 다니기 귀찮다는 이유로 계속 무시해왔죠. 사실 텀블러 하나 챙겨 다니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저는 가방에 늘 핸드크림을 챙겨 다녀요. 그 가방에 텀블러 하나 더 넣기만 하면 되는 일입니다. 나를 챙기는 일은 귀찮아하지 않으면서, 자연을 챙기는 일은 전혀 관심이 없었으니 참 반성을 많이 하게 되네요.


제가 길가의 쓰레기 몇 개를 줍는다고 해서 쓰레기가 줄지도, 거리가 더 깨끗해지지도 않을 겁니다. 그래도 해보려 해요. 일단 어떠한 노력을 했다는 걸 저 스스로는 알 테니까요. 일종의 자기만족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가 뭔가 노력했다는 걸로 위안을 삼고 싶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한 행동이 자연을 위한 일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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