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쪽에서 온 사람 걷는사람 시인선 87
권상진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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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하는 여자들도 많고 여자들이 줄지어 쫓아다닌다는 시인들의 시집을 읽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시인의 자세가 느껴졌다. 다음 날 권상진 시인의 노늘 쪽에서 온 사람이란 시집을 읽었다. 그는 고수인 양하는 쓰는 사람들 속에 섞여 언제나 하수를 자처하는 고수였다. 사람들이 허공에 떠 있는 말들로 겨루려 할 때 그는 겨루는 걸 포기하고 무릎을 꿇는다. 그 자세만이 더 많은 바닥에 닿은 말들, 강물에 휩쓸려가는 꿈들, 고단한 어깨들, 파도에 휩쓸려가는 별들을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음을 그리고 더 많이 자신 안에 담아낼 수 있음을 그는 알기에. 그러니까 그는 나 따위가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본능적으로 시를 살 수밖에 없는 천생 시인으로 보였다. 조금은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언제나 현란한 말들의 잔치가 조금은 부담스럽고 반복되는 고단한 일상에서도 시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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