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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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물이 아니에요." 그들 중 한명이 말했다.
"왜 제 말을 안 듣는거죠?" 또 다른 여성이 말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우리의 정체성은 뭉뚱그려졌다. 우리는 하나의 독립체로서 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겼지만, 누구 하나 이런 경험을 피해갈 수 없었다. (책,169p)

동서양, 고금의 수많은 말들이 '어머니'란 존재를
그토록이나 찬양하고 높이는 까닭은,
출산과 양육이라는 것이 한 인간,
어머니란 존재의 희생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여자라는 성별이 주어져 태어났으나,
출산과 양육을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ㅡ
이것이 얼마나 생에 있어서 큰 '전환'인지를 몰랐었다.
전통사회에서 출산은, 여자들의 일이었고,
남자는 문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아기를 확인하고서는, 축하와 기쁨을 즐기면 되었다.
이는 지금도 달라진 것이 크게 없는, 가정도 있다...
다행이라면, 그 때는 대가족이라는 집단속에서
어느정도 육아를 분담할 수 있었다는 점.
현대의 핵가족사회에서 주양육자는 대개 엄마이고,
이 한국사회에서는 더군다나 '독박'육아로 흔히 이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바다건너에서도 마찬가지인듯 싶었다.
소중한 생명의 탄생이
왜 다른 생명의 굴육감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일까.
어머니란 존재에는 그토록 찬사와 찬양을 던지면서
왜 어머니가 되는 순간에
정작 당사자는 모멸감을 느끼게 되는 걸까.
현대 사회에서의 출산이 가정에서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목숨과 맞바꾼 과학의 세계에 들어온 대신,
인간성의 존중이 사라지고 모성강요만 남게 된걸까?

엄마가 되기 이전에 작가는,
흔히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매던 불안한 영혼이었는데,
갑자기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만했다.
그녀는 괜찮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히려 스스로를 더 몰아부쳤을지도 모르겠다.
극에 달한 그녀가 그녀의 아기에게서 본 것은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
자신을 구속하고 굴욕시킨 속박이었을지도 모른다.

준비된 모성은 없다.
아무리 미리 각오를 하고 마음을 먹어도
엄마는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함께 태어난다.
갓태어난 신생아처럼
갓태어난 엄마에게도
우리가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선물해줄 수 있기를.
아기의 눈동자 안에서, 그 순수에서
지옥 보다 천국을 느끼게 되기를.

책을 읽는 내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내가 중심이던 세상에서
이제, 다른 존재가 중심인 세상에
매일매일 조금 더 익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 갓 태어난 초보엄마에게,
당신은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용기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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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다가 드디어 샀어요.
내 책상위의 태양계.
볼 때마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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