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예고편에서 화친과 척화를 주장하는 두 신하의 모습을 보고 전쟁중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하던 차에 마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병자년에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우리 백성들은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고 힘든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그때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사극이나 영화 등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들이지만 직접 겪어보지 못한 것이기에 사극이나 영화에는 사실에 입각한 허구가 섞여 있기 마련이기에 과장된 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책은 그때 당시 임금을 모시고 있던 신하의 한 사람이 직접 겪고 보고 들은 내용을 하루 하루 일기 형식으로 적어 놓은 책이기 때문에 사실적이고 생생한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일기를 쓸때 이렇게 자세하게 적었던가?
어릴때야 일기를 검사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써서 "나는 오늘..."로 시작되는 첫 문구가 맨날 똑같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마치 역사서를 기록하듯 하루 하루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척화를 주장하는 신하와 화친을 주장하는 신하들의 상소들.
백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임금이 저들앞에 무릅을 꿇고라도 화친을 해야한다는 목소리와
어려울때 도와주던 아비와 같은 명나라를 배신할 수 없으니 대의명분을 위해서라도 무조건 척화를 해야한다는 목소리
어찌보면 그들은 대의명분과 당리당략에 따라 척화와 화친을 외친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의 국회의원들이 당리당략에 의해서 싸우고 국민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선거때만 되면 선심쓰듯 떡하나 던져주면 꼬리 흔드는 개 취급하는 그들을 보면서 아 옛날 관료들도 맨날 이렇게 싸움만 해댔으니 그 DNA가 지금까지 그대로 우리 핏속에 흘러내려 오는가 보구나 생각해본다.
그들이 정년 백성들을 생각했었을까?
신분을 중시하던 양반들이 저들끼리 잘먹고 잘살기 바빠 백성들이 전쟁으로 죽던 말던 고통을 받던 어쩌건 신경이나 썼을까?
이 책의 후반부에 강화도 수비를 맡은 영의정 김류의 아들 김경징의 일화를 보면 알수 있듯이 전쟁속에서도 백성들은 나몰라라 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행동들을 하는 것을 보면 지금도 울분이 차오른다.
어찌보면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강화도의 수비를 맡은 자가 매일 술판을 벌이고 피난민을 구제할 곡식을 가지고 사리사욕을 채우고 결국에는 청나라 군대가 처들어 온다는 보고 조차 무시하다가 코앞에 적이 나타나서야 자신만 살겠다고 어머니며 아내며 다 버리고 자신만 배를 타고 도망가는 한심한 작태는 작금의 국회의원들을 보는 듯하다.
우리는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 사이에 끼여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어느 한나라와만 손을 잡고 다른 나라를 배척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외교적으로 잘 풀 수 있는가가 우리나라가 더 부강한 나라로 나아갈 수 있는가 없는가를 판가름 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군대를 일으키는 전쟁이 아니라 외교전쟁이라고 하는 말처럼 모든 것이 전쟁이다.
이를 현면하게 파악하고 잘 풀 수 있는 정치가들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