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폴리팩스 부인 2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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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다 큰 용기를 낸 폴리팩스 부인이 CIA 요원이 되어 멕시코로 날아가 알바니아의 감옥과 절벽,호수를 오가며 총격전과 추격전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한게 엊그저께 같은데 이제는 가라테를 갈고 닦은 몸으로 이스탄불을 훌훌 날아 다니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려한 꽃모자를 쓴 귀엽고 활기찬 할머니가 종횡무진 돌아다니고 있다면 그녀가 바로 폴리팩스 부인이니 잠시 인사라도 나누어 보자 ^^ 아마 너무나도 반갑고 살갑게 인사를 받아주며 수다를 떨터이니 촉박한 시간일땐 자제하고 시간이 여유로울때나 말을 걸어보도록! 임무수행중일땐 요기나 하시라고 빵이라도 건네보는 센스도!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배를 곯기는 부지기수인 그녀이니 말이다.


전편인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에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꿈을 찾아보라는 의사의 권유로 어릴적부터 꿈이였던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한 폴리팩스 부인은 곧장 워싱턴에 있는 CIA 본사로 찾아가게 되고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처럼 우연찮은 기회로 덜컥 임무를 맡게 된다.멕시코로 건너가 영화나 책에서나 봤을법한 어메이징하고 스펙터클하고 위험천만한 모험을 겪고 임무를 완수하고 집으로 귀가했던 폴리팩스 부인은 그동안 뭘하며 지냈을까 참으로 궁금했었는데 운명은 그녀를 가만히 쉬게만 놔두지 않는 모양이다.  

새롭게 가라테도 배우고 늘상 다니는 다과 모임에도 나가며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이스탄불 영국 영사관에서 사라진 변절한 공산당 스파이이자 알고보면 이중 스파이였던 마그다 페렌치사보를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카스테어즈가 다시 한번 폴리팩스 부인을 호출한 것이다.

간단한 전달 심부름만 하면 나머지 시간은 동서양의 문물이 아름답게 뒤섞여 있는 이스탄불에서 관광을 즐기다오면 된다는 달콤한 제안과 함께 30분의 시간을 주며 짐을 싸고 행동을 개시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는데..

'인생에서 중요한건 얼마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나 이다'란 믿음을 다시금 되새긴 폴리팩스 부인은 기꺼이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짜릿하고 흥분되는 모험의 세계로 다시 발을 들이게 된다.


그녀의 전매특허인 사람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오지랖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되는데,비행기에서 만난 소녀의 심부름으로 임무를 완수하기 몇시간 전 그녀의 오빠인 콜린을 만나러 가게 되고 마그다 페렌치사보를 만나서 전해줄 물건을 건네기도 전에 경찰이 들이닥치는 악재가 끼는 동시에 어떤 위험한 순간이 와도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따라온 헨리에게 연락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그를 찾아갔다가 마그다의 위치가 들통남과 동시에 헨리 마저 시체로 발견되고 만다.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위험한 순간이 오면 도움을 요청할 벨루 박사마저 그 정체가 의심스러워진 가운데 그들이 놓은 주사로 정신이 혼미한 마그다와 사회 부적응 청년인 콜린과 공동묘지에서 만난 해적같은 외모의 불량배 공갈범 산도르와의 앙카라를 향한 기묘한 탈주극은 시작된다.


마그다가 러시아에서 빼낸 극비문서를 가로채기 위한 벨루박사 일행의 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요즈가트에서 마그다의 소지품을 보관하고 있는 집시 야영지를 찾아가는 여정길에서 보여지는 앙카라 평원과 이스탄불의 정경들,카파도키아 지방의 독특한 지형과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운 지하도시의 모습들을 감상하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세속의 물건들은 우리를

소유하고 망가뜨린다네

사랑은 바람 같은 것

바람을 벽 사이에 가두면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네

천막을 열어라

마음을 열어라

바람이 불 수 있도록

                                                                                              p318 -마그다가 폴리부인에게 들려준 집시 노래-



오랜동안 스파이 노릇에 지쳐 은퇴를 고려하는 마그다와 이제서야 스파이의 세계로 입문한 폴리팩스 부인의 희한한 처지도 ,그런 마그다에게 동질감과 친밀감을 느끼는 다정스런 폴리부인은 산적같기만했던 산도르에게서도 타고난 호기심과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천성과 대담성,유머감을 발견하며 그의 기질을 믿고 의지하게 되며,사회 부적응자 같았던 콜린에게도 반짝반짝 빛나는 개성을 숨기고 조용히 살아서 그렇지 사실은 엄청난 용기를 가진 배짱있는 특별한 청년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역활도 해준다.

마그다의 카르마이론에는 그 업보를 다 치루고 나면 그걸 뛰어 넘을 수 있는 새로운 카르마가 시작된다고 폴리팩스 부인 그녀의 새로운 스파이 인생에 대해 들려주기도 한다.

경찰을 만날 일이라곤 주차딱지를 뗄 떼 뿐이였던 그녀가 지금은 지명수배를 받은 몸이고 우방 국가의 경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때로 인생에서 아무런 패턴도 보이지 않는 것만 같은 그 순간,

상상도 하지 못한 우연의 일치가 찾아오기도 한다.

어떤 거대한 힘이 인생의 모든 출발과 도착을 끌어당기고,조정하고

배열하고,짜 맞춰서는,결국엔 엄청난 일을 성사기키고 마는 것이다.



전편인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도 재밌지만 개인적으로 시리즈 2권인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은 더 농익은 폴리부인을 보게 되기도 했고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이스탄불의 정경,콜린과 그를 도와준 아름다운 터키소녀 '사바하트'의 핑크빛 기류와 콜린의 삼촌 휴와 마그다의 뜻밖의 관계,아나톨리아 여자 복장과 터키인으로 분장해 요즈가트행 버스에 오른 그들의 재밌는 모습,냉전시대 스파이들의 이야기,독특한 집시문화와 마그다의 극비문서에 관련된 반전의 반전과 깜짝쇼 수준의 마지막 반전 인물까지~ 한 치의 틈도 없이 잘 짜여진 구성과 곳곳에 배치된 재미들로 끝까지 즐거운 긴장감을 유지한채 숨가쁘게 읽었던것 같다.


영국에 미스 마플이 있다면 미국에는 마플양의 따스한 추리력에 엉뚱함과 발랄함과 용감함과 액티브함을 더한 폴리팩스 부인이 있다.아가사 크리스티가 창조한 미스 마플이 전형적인 영국식 할머니 추리 탐정이라면 폴리부인은 코지미스터리의 대가 도로시 길먼이 만들어낸 너무나도 미국적인 할머니 스파이가 아닐까 싶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무엇을 선택하든 알 수 없는 것에 도박을 거는 일이고 가만히 있으면 다치지는 않겠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안일한 일상이 반복될 뿐이니 폴리팩스 부인처럼 새로움에 대한 도전,미지의 세계로 한 발 나아가 보는건 어떨까 싶다.미래를 알 수 없어 두렵기도 하지만 모험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것에 대한 짜릿함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미처 알지 못했던 자기 자신과 마주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할테니까 말이다.

 

이스탄불에서 항공우편으로 날아온 채소밭을 연상시키는 폴리부인의 모자를 든 채 그녀의 믿기지 않는 활약을 들으며 두 손 두 발 다 든 카스테어즈와 폴리부인을 마중하기 위해 따라 나서겠다는 비서 비숍은 나와 마찬가지로 이미 그녀의 포로가 되어 있는 듯 하다.적들을 피해 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할줄 알며 위험 끝에 찾아온 안전,굶주림 끝에 찾아온 따뜻한 음식,기진맥진한 끝에 찾아온 휴식의 소중함,그제서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일인지를 깨달으며 울컥하는 폴리팩스 부인의 인간적인 모습 또한 사랑스럽다.


끝을 알 수 없는 오지랖으로 때론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갈수록 대담해지고 현명해지며 스파이계의 베테랑이 되어가는 폴리팩스 부인이 맡을 다음 미션은 무엇일지 너무나도 궁금하다.1970년과 1999년에 로절린 러셀과 앤젤라 랜즈베리 주연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으니 찾아보며 나머지 12편의 시리즈도 곧 발간되길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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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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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떽쥐베리가 쓴 어린 왕자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모양을 한 모자이지 않을까? 뭉그러진 모자모양을 보고 "아니 저건,커다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아냐?" 라고 아는체 하고 싶어서 , 그 모자 모양만 보고 조종사나 어린 왕자는 단번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 볼 수 있는 것처럼 나도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람인척 해본 적은 없는가? ^^ 
이 글을 쓴 쌩떽쥐베리도 어른이고 애써 그 그림 속에서 코끼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순수함을 되찾아 보고자 이 책을  찾는 이들도 대부분 어른이지 않을까 싶다. 생떽쥐베리조차 어린 왕자처럼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던지. 
알퐁스 도데의 별과 더불어 순수함을 떠올릴때 가장 먼저 회자 되어지는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았거나 들춰보았거나 읽진 않았지만 내용을 알고 있거나 적어도 제목 정도는 다 알고 있을만큼 유명한 책 어린 왕자. 
어려서 친구에게서 빌려 읽었는지,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어른이 된 지금  그 내용 하나하나는 다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읽어보고 싶다 했을때 서평으로 다시 만나게 된, 내겐 행운과도  같은 책이다. 
  
어릴적 체험담이란 책에서 맹수를 삼키고 있는 보아뱀을 보고 인상 깊었던 주인공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실루엣인 모자 모양을 그리게 되지만 사람들은 그저 그건 '모자다' 라고 말해서 그를 실망시킨다.다시 보아뱀 속에 코끼리를 그려 넣지만 보이건 보이지 않건 그런 그림 따위는 때려치우고 다른걸 공부하란 말에 여섯 살때 화가를 포기하고 훗날 조종사란 직업을 가지게 된다. 
어느날 사막에서 비행사고를 당한 그는 막무가내로 양을 그려 달라는 아주 작고 여린 어린 왕자와 처음 조우하게 된다. 
어린 왕자는 그의 두번째 그림을 보지 않고도 그게 원래 어떤 그림인지를 알아 본 두번 째 사람이기도 했다. 
 자기 할말만 하고 입을 다물어 버리는 시크한 왕자에게서 겨우겨우 그의 별에 관해서 듣게 되는데, 거기는 활화산 두 개와,사화산 한 개,어린 싹일때 뽑지 않으면 거대하게 자라나는 바오바브 나무의 씨앗들,그리고 꽃이 한 송이가 있을 뿐인 아주 작은 별에서 왔다고 했다. 
 해넘이 구경하는걸 가장 좋아한다는 어린 왕자.. 
  
가시가 있는 꽃도 양이 먹을 수 있냐고 자꾸만 물어보는 그에게 조종사는 그렇다고 대답했을 뿐이지만 그 말에 어린 왕자는 수백만년전부터 만들어져 온 가시가 아무 쓸모 없다면 그걸 만들어 내는 고생을 왜 하는지,그걸 알아보려 한게 왜 중요한 일이 아니냐며 흐느껴 운다. 우리는 여기서 왜 어린 왕자가 그렇게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흥분하는지 조금은 의아할 수도 있다. 
어느날 왕자의 별에 날아온 씨앗이 싹을 틔우고 이쁜 꽃으로 자라났는데 그 꽃은 그에게 물을 달라,바람으로 부터 나를 보호할 유리 덮개를 달라고 어린 왕자를 귀찮게 했던 존재인데 향기로움으로 행복감을 주게 했던 꽃에게 행동이 아닌 말로 평가했던 자신의 과오를 뒤늦게 반성케한 아주 소중한 존재이기에 네 개의 가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양이 그 꽃을 먹어버린다면 그의 마음이 어떨까를 생각한다면  지나친 반응은 아닐 것이다. 



그런 꽃에게 물을 주고 화해를 하고 화산들을 청소한 뒤 철새를 타고 그의 별을 떠난 어린 왕자,견문도 넓히고 일자리도 찾아보기 위해 다른 별들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그 곳에서 왕,꽃,허영쟁이,술꾼,사업가,가로등지기,지리학자,뱀,여우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명령만 내리는 왕에게서도 "그럼 그대 자신을 재판하라,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로다.." 란 현명한 말도 듣게 되고 수많은 별들을 관리하며 스스로를 중대한 일을 하는 착실한 사람으로 여기는 사업가에게 꽃에게 물을 주고 화산을 늘 청소해 주는 자신은 그들에게 이로운 존재지만 별을 세기만 하는 그는 별들에겐 별로 이롭지 않은 존재란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로 남으려면 공을 들이고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한다는걸 어린 왕자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탁상공론뿐인 지리학자도 지리학자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 거짓말쟁이와 '술꾼'을 드는데 그 이유가 하나를 둘로 보기 때문에 하나의 산을 둘로 보는 실수를 할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ㅎ 
1분마다 가로등을 끄고 켜는 가로등지기가 그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우스꽝스럽지 않다고 하는데 '제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정성을 들이기 때문' 이라는 어린 왕자의 말은 한방 먹은 듯 멍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읽다보니 그들 모두 참 각자의 별에서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어린 왕자가 잠시 머물고 떠난 그 자리들은 또 얼마나 공허해질지,,관계를 맺고 헤어질때의 허전함은 몰랐던때보다 더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지구를 방문해서는 처음으로 수수께끼 같은 말만 하는 뱀을 만나게 되고  아무것도 아닌듯한 꽃이지만 뿌리에대한  자부심을 가진 꽃도 만나고 5천송이의 화려한 장미를 본 뒤 자신의 별에 있는 한 송이뿐인 꽃과 볼품없는 화산을 떠올리며 부끄러움을 느끼고 울기까지 한다. 
드디어 철학자 같은 여우와의 만남.. 
함께 놀자는 말에 아직 길들여지지 않아 어린 왕자와 놀수 없다는 여우! 서로 필요 없는 존재에서 관계를 맺고 필요해지는 관계가 되면 이 세상에 서로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게 '길들여진다'라는 의미이며 "제발.. 나를 길들여줘!" 라고 애원하는 여우 ,길들여지면 너의 발자국 소리마저 특별한 소리가 되며 금빛의 밀밭만 봐도 금빛의 머리칼을 가진 너를 떠올리게 될거라고 한다. 



장미정원에서 5천송이에 비해 초라한 자신의 장미를 부끄러워한 그에게 여우는 다시 장미를 보러가라고 한다.그 꽃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임을 알게 될거라고.. 

  
"...그 꽃 하나만으로도 너희들 전부보다 더 소중해. 
내가 물을 준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바람막이로 바람을 막아 준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불평을 들어주고,허풍을 들어주고,때로는 침묵 
까지 들어준 꽃이기 때문이야. 
그것이 내 장미이기 때문이야." 
  
란 말로 장미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어린 왕자. 
돌아온 왕자에게 여우는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이지,중요한건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조언한다. 
너의 장미를 소중하게 만든건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때문이며 ,길들인 것에는 언제나 책임이 뒤따른 다는 말도 덧붙이며 인사를 나눈다. 
  
"사람들은 부랴부랴 급행열차에 뛰어들지만 자기들이 찾는 게 무언지도 이제는 모르고 있어.그래서 안절부절못하고 뱅뱅 도는 거야..그럴 필요가 없는데.." 
  
"아저씨네 별에 사는 사람들은 정원 하나에 장미를 5천 송이나 가꾸고 있어...그래도 거기서 자기들이 구하는 것을 찾지는 못해...하지만 자기들이 구하는 것을 
  장미꽃 한 송이에서도 물 한 모금에서도 찾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눈은 장님이야.마음으로 찾아야 해." 
  
어린 왕자의 눈에 비친 지구인의 모습은 멀리 있는, 알지도 못하는 무언가를 찾으려 한눈이 팔려서 가까운 곳에 있는 행복을 알아 보지 못하는 현실을 몹시나 안타까워 한다. 

이미 자신을 길들여 버린 어린 왕자와의 이별을 직감한 조종사는 더이상 그의 웃음 소리를 듣지 못할까봐 두렵다. 
어느 별 하나에 꽃이 있고, 아저씨가 어떤 별의 꽃 하나를 사랑한다면 하늘만 바라봐도 아늑해질거라고 위로하며 ,자신이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 살고 있을테니까,거기서 웃고 있을 테니까,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웃고 있는 걸로 보일테고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라며 환하게 웃는다. 
자신이 죽은 것처럼 보일테지만 벗어버린 낡은 껍데기 같은 것일 뿐이니 슬플건 없다고, 소리없이 몰래 사라져 버린 어린 왕자 
  
왕자의 발목에서 노란빛이 반짝하는 것뿐..그것이 왕자와의 마지막이였다. 
  
지구에서 처음 만난 뱀이 "나는 너를 배보다 멀리 데려갈 수 있어.누구든지 내가 건드리기만 하면 자기가 태어난 땅으로 되돌아가지" 라며 언제든 너의 별이 그립거든 도와줄 수 있다던 뱀이 어린 왕자를 그의 별로 데려다 준 것일까? 어린 왕자는 어디로 간 것일까? 이미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여행을 떠나기 전의 그보다는 조금더 현명해졌을 어린 왕자는 친구인 조종사와 우리들에게 무엇을 알려주고 떠난 것일까? 
양의 부리망에 가죽끈을 그려주지 못함을 뒤늦게 깨닫고 혹시 양이 어린 왕자의 하나뿐인 꽃을 먹어버려 그 웃음방울들이 눈물로 변한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조종사.그러다가도 어린 왕자는 밤마다 유리 덮개를 덮어줄거라 믿으며 행복해 하기도 한다. 
초반에 가시가 있는 꽃을 양이 먹을 수도 있다는 말에 그토록 화가났던 어린 왕자의 심정이 이쯤되면  곧,,우리의 심정이기도 하다. 
이게 그토록 중요한 일인지 어른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것이다란 작가의 엔딩글에..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걱정하고 있는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닌건가? 아직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건가하며 또.. 잘난 체를 ,순수한 체를 해본다. 
  
하늘에 떠 있는 저 수 많은 별들 가운데 소중한 한 송이의 꽃을 양으로 부터 보호하고 활화산과 사화산을 주기적으로 청소해주며 더 크기 전의 바오바브 새싹들을 제때제때 뽑아주면서, 좋아하는 해넘이를 구경하고 있는 어린 왕자가 있다고 생각하니 별을 볼때마다 어린 왕자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해 행복한 미소가 지어 질것만 같다. 

모두가 외로운 이 지구에서 나만의 별 하나쯤은 간직하면서 , 자신의 별에서 외로워할 어린 왕자도 기억해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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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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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버 보이의 작가 팀 보울러의 신간 '속삭임의 바다' 또한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모라섬에서 바다에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15세 소녀 헤티의 이야기이다.

오랜 세월 동안 파도와 모래에 깎인 깨진 유리 조각인 '바다 유리' 속 형상을 보며 바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모라섬의 유일한 사람이였기에 섬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나이든 노파들이나 그녀 또래의 친구들과 섞여들기엔 헤티는 거리감 있는 존재일 수 밖에 없었다.

세상과 단절된 고립의 섬 모라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또한 인간이 이겨내기엔 힘든 자연재해를 겪고 또 인명피해를 입으며 어떤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의 존재에 대해 늘 두려움을 갖고 살아가기에 새로운 것에 대한 받아들임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걸 모라섬의 연장자인 퍼 노인은 '악'으로 명명하고 꿈에서 본 그 '악'이 곧 다가올것임을 섬사람들에게 경고하지만 바다유리에서 흐릿한 두 사람의 형체를 이미 보았던 헤티는 그건 악이 아니라며 퍼노인과 대치하게 된다.

두 사람은 이미 그 곳 바다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경험이 있다.퍼 노인은 아들을 잃었으며,헤티는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와 살고 있는데 퍼노인의 메마르고 고집스런 성격과 헤티의  모든 것에 날이 선 성격은 거기서 기인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그런 두 꼿꼿함들이 서로 어울리지 못한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헤티에겐 그래도 그랜드 할머니와 탐,탐의 아버지 맥키등 그녀의 편이 있었고 퍼노인에게도 그를 지지하는 섬의 토박이인 주민들이 있는데 어느새 편이 갈려져 대립하는 관계가 되버리고 만다.


모라섬에 불어닥친 폭풍으로 모라섬의 자랑인 배가 파괴되고 끝을 알 수 없는 폭풍속에 어느 날 처음 보는 노파를 실은 배가 한 척 모라섬에 당도하게 되고 퍼노인은 꿈에서 본 그 악이 들이닥쳤다며 노발대발하지만 헤티는 그저 조난당한 불쌍한 노파에 불과하니 도와야한다고 퍼노인과 맞서게 되는데 그 와중에 퍼노인이 죽게 된다.고집스럽고 독불장군스런 성격으로 퍼노인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계속된 폭풍과 피해,퍼노인의 죽음까지 겪게 된 섬사람들은 늘 불안으로만 그쳤던 그 의심과 분노를 헤티와 노파에게 표출시키게 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은 헤티는 그랜드 할머니의 "좀 먹거라,그리고 좀 자려무나.노파는 우리가 돌보마" 등의 염려의 말도 늘 무시한채 어떤 끌림에 의해 지극정성으로 노파를 볼보게 된다.다른이에겐 반응이 없지만 이상하게 헤티에게만은 의지하려고 하는 노파의 정체는 무었일까?

모라의 자랑인 배도 폭풍에 의해 부셔져버렸기에 다른 섬으로 도움을 요청하러 가기 위해 필요한 배를 만들려고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목재도 썩어버리고 그 와중에 그레고리 노인이 섬에 닥친 그 악의 존재를 설파하며 경고의 의미로 몸을 날리게 되지만 결국 죽고 만다.


이 시점에서 폭풍과 함께 이 섬으로 들어온 노파로 인해 두 노인이 죽음으로까지 가게 된 점에 대해 황당해 할 수도 있고 단절된 섬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온 노인들의 불안과 타성이 이해되는 사람도 있고 그 오랜 세월 함께 생활해온 노인의 죽음들엔 무심하지만 오로지 처음보는 노파의 안위에만 관심있는 헤티가 이해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같다.


노파를 미워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헤티에게 그랜드 할머니는 그들도 겁이 나서 그런것이라고 한다.주위에 다른 섬도 없이 사방이 거친 바다로 둘러쌓인 작은 섬 모라에서 살아가려면 용감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지만 ,고립된 상태가 용감함과 함께 '두려움'또한 가져다 주었다고 말한다.또한 악이 어디서 오는지 알고 있다는 섬 토박이 노인에게 악은 '무지,냉소,어리석은 가슴'에서 오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헤티의 고집스러움과 도전의식은 아마도 그녀의 어머니에게서 그녀의 어머니는 그랜드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게 아닌가 싶다.^^



"모라 섬의 역사는 늘 그런 상실의 역사죠.그랜디 할머니나 다른 어른들은 우리가 강해져야 한다고 말씀하곤 하세요.그게 섬에서 살아가는 방법이래요.죽은 자는 빨리 묻고 산 자는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거예요.하지만 전 그런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요.저는 말이죠..." 헤티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바라서는 안 되는걸 소망하고 있어요."  

                                                                                                                          p291


그때 바다가 내게 속삭이기 시작했다.진짜 운명을 찾아 떠나라고 


바다의 속삭임이 들리기 시작하고 노파의 간절함이 전해지자 헤티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할머니가 오신곳으로 추정되는 하가항구로 그녀의 작은 돚단배를 타고 여정을 하기로 한 것이다.브린다 섬에 들러 썩은 목재를 부탁도 할겸,노파를 태우고 거친 바다로의 항해를 결심하고 모라섬을 등진채 그녀의 배 아기 돌고래호에 오른다.


미신과 관습에 얽매여서  불신과 두려움으로 새로운 것을 개척하거나 받아들임을 꺼려했던 그들에 비해 희망의 속삭임에,작은 불씨 정도의 속삭임이지만 귀기울여 듣고 일상에 안주하지 않은 헤티는 자기 자신의 믿음 하나로 새로운 땅에 안착하게 된다.


그 결말 또한 나에겐 반전이였다.그 결말에 불현듯 얼마전 본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리게 했는데,,가망없는 지구를 고집하기 보다 새로운 곳으로의 탐색을 선택한 주인공들~물론 병든 지구를 잊지않고 살리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다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그 곳으로 떠나면서 영화는 끝을 맺었었다.내가 동양적 관점을 가진, 이미 나이가 든 어른이여서 그런지 그 섬의 토박이인 노파들의 감성을 닮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한 결말은 헤티가 모라섬으로 돌아가 서로 화해하고 오해를 푼다는 해피엔딩식의 식상한 결말을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사실 타성,미신,관습에 젖어 한 세월을 살아온 노인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도 어렵고 피끓는 젊은이들의 고집과 새로운 것에 대한 환상과 도전의식을 끊는것 또한 힘들다.둘 중 어느 것이 더 옳다고 판달 할 수도 없는 성질의 것이다.팀 보울러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서로의 어설픈 화해보다는 바다의 속삭임, '마음 속 작은 속삭임'을 무시하지 말고 관습에 발이 묶이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해보라는 데 있는 것 같다. 꾸준히 성장 소설을 쓴 보울러가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겨있는 소설이니 만큼~


남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덕분에 따돌림을 당하게도 되지만 자기 자신의 믿음 하나로 자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내고 있는 헤티가 정답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거친 세계로 한 발 내딛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살지 못하고 갖힌 생활과 닫힌 생각을 했던 나는 남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믿음에 상충하는 것에는 당돌하게 맞설 수 있었던 꼿꼿한 헤티가 부럽기도 했다.그리고 덧붙이자면, 이런 깨달음을 주고자 했던 저자가 헤티의 캐릭터를 이렇게 만든것이기도 하겠지만 초반에 헤티를 위한 장치 -왜 그토록 헤티는 외골수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그런 설명과 함께 조금만 더 헤티를 응원하게 만들 장치가 있었다면 ,알고보면 여린 열다섯 살 헤티를 가슴깊이 이해하며 읽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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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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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책들은 만화같이 단순화한 캐릭터들로 편안하게 볼수 있는 삽화들과 짧은 대화들로 쉽게 읽혀지지만 그 속에 담긴 인생과 주변인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로 우리들의 불안한 미래에 대해 한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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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전하게 다시 만든 앨리스 가장 완전하게 다시 만든
루이스 캐럴 지음, 정회성 옮김, 존 테니얼 그림 / 사파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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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탄생 150주년을 맞아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간된 앨리스종합선물 같은 책! 앨리스의 팬이라면 필히 구입해야할 책.1897년 판본을 기본으로 루이스캐럴이 수정한것 포함 존 테리얼의 오리지널 삽화까지 들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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