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동안 누군가의 일기를 읽어보는 듯 했다.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담백하게 써내려간 교토 한 달 살이 이야기.
4월의 교토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사랑스러웠다. 담백하게 쓴 일기 속 교토 사진은 교토의 생활을 좀 더 특별하게 해주었다. 덕분에 4월의 교토가 궁금하기도 하고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설렘을 가득 안고 내내 책을 읽었다. 책 속에 소개 되었던 카페 모두가 그녀의 애정이 가득 깃든 곳 같아서 나에게도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다음번에 교토 여행가게 된다면 한 번쯤 들리고 싶어 몇 군데 표시해놨다. 나에게는 어떻게 다가올까?
누구나 한 번쯤은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꿈꿔본다. 낯선 곳에서의 일상, 상상만으로 설레고 행복하다. 나도 그녀처럼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꿈꿔본 적이 있다. 낯선 곳에서 익숙한 공간을 만들어 온종일 앉아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고, 낯선 곳의 익숙한 사람들 속에 끼어 익숙한 척 지내보는 삶.
소소하지만 사소한 일상을 특별한 곳에서 보내는, 짧게 다녀온 여행이라면 절대 하지 못 할 일상적인 여행을 할 수 있는 한 달 살이.
'너도 혼자니? 나도 혼자야. 그렇지만 외롭지 않아. 아름다운 순간순간들이 내 눈앞에 계속되고 있거든.' 떨어지는 벚꽃잎을 보며 함께 감탄할 동행자는 없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들로 인해 나의 외로운 교토 여행은 일주일이 지나서도 매일 잔잔한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래서 난,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p.83~86
모든 이가 날 좋아하지 않아도, 혹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아도 그런대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게 꽤 담담해졌다. 달면 단 대로, 쓰면 쓴 대로 그게 삶인 것 같다. 어쩌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어린시절 입에 달고 살던 달짝지근한 캔디나 아메리카노에 넣을 시럽이 없어도 괜찮아지는 것과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p.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