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도쿄라는 도시의 매력을
모든 여행에세이가 그렇긴 하겠지만, 특히나 일본여행에세이를 읽어보면 그 곳에서 정말 그 도시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들이 많았다. 소소동경에서도 도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그리워하는지가 많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녀가 4년 동안 지내면서 숨겨진 진짜 도쿄의 모습을 기록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그녀의 도쿄 사랑이 얼마나 절실하게 느껴지는지 그 사랑이 나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왔다. 나도 곧 도쿄와 사랑에 빠질 것처럼. 어는 순간부터 짧고 굻게 훑어가듯이 하는 유명 관광지만 족집게 마냥 구경하는 여행보다는 평범해 보이는 모습들을 보고 느끼는 여행이 편안하고 즐겁고 소소한 일상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것 같아 느리지만 천천히 여유롭게 다니고 싶어졌다. 특히나 도쿄는 화려하고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나 일본 여행할 때 가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여기 갈 거면 다른 곳에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곳이었다. 소소동경 속에 도쿄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웃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 저녁준비를 위해 장보러가는 자전거부대 엄마들, 퇴근 후 잠시 들린 가게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우리가 평범하게 생각하고 늘 보았던 모습들이 있는 사람냄새가 나는 도쿄였다.
누군가가 그랬다. 여행은 살아보는 것이라고. 그 곳을 오롯이 느끼기에는 2박3일, 3박4일은 너무 짧기만 하다. 짧은 시간동안 그 곳의 매력을 느끼기엔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고 또 제대로 알아가지 못한다. 쉽게 알 수 없는 매력을 그녀는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소중한 추억을 우리에게 알려준 그녀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내가 아무리 애태워 봐야 변하지도 않을 거, 기대하지 말자.' 나는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그런데 마음을 비우자 그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p.31-32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많은 것이 변화한다. 그만큼 생활은 편리해지고 삶의 질은 높아진다. 그렇지만 동시에 읽는 것도 분명히 있다. 오랫동안 이어온 가치와 생활 발식, 많은 이들의 추억거리들이 그렇다. 편리함 앞에서 그것들을 온전히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