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오브 아프리카 열린책들 세계문학 87
카렌 블릭센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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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노벨상 후보에도 올랐다는데 당연히 글빨은 훌륭하고 기본 이상은 간다(번역 문제로 괴상한 문장이 더러 있고 개중에는 표준어가 아닌 단어도 쓰였다). 그러나 현대에는 굳이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고 나라면 누구에게도 추천하지 않을 것이다. 또는 특정 목적으로만 읽기를 권할 것이다. 유럽인들의 시각으로 보는 아프리카는 때때로 불쾌하거나 섬뜩하게 느껴진다. 작가와 그 시대 유럽인들이 공유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뿌리 깊게 지속되는 자기정당화의 거만한 관념들 때문에 말이다.

˝백인들은 아프리카 땅에서 과학과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팍스 브리타니카에 수반된 여러 활동을 벌였지만 원주민에게 실용적인 용도로 이용된 건 이 경우뿐이 아닌가 한다(본문 중 ‘마사이족 보호 구역을 달리며‘에서)˝

우리는 인용문과 같은 논리에 익숙하며 논파가 대단히 쉽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미국인들의 유명한 자기 최면이며, 제국 시대의 열강들, 죄책감을 느껴 본 적조차 없는 일본인들이 아직까지 지껄이는 헛소리들 말이다. 굳이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카렌 블릭센은 도대체 누구인가? 우정을 나눴다고 주장하지만 이 농장주는, 어떻게?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아프리카에 그토록 거대한 커피 농장을 세웠는가? 그녀가 유럽인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고 나는 이 책이 가증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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