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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12 - 앨리시제이션 라이징,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김완 옮김, abec 그림 / 서울문화사 / 2013년 10월
평점 :
1. 인간적으로 너무 재미가 없어 울었습니다...
앨리시제이션 편...갈수록 작가가 먼치킨물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지요? 처음에는 좋게 생각했는데, 갈수록 도가 지나쳐지며 1권부터 좋아했던 독자 짜게 식게 하네요. 오락성으로 성공한 작가가 안정적인 인기를 얻으며 헛바람이 들어 개폼잡다가 작품이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망하는...그런 전형적인 루트를 밟는 느낌?
먼치킨물적인 재미는 줄었어도, 그래도 SF적인 설정놀음이라던가 선 굵은 장편 판타지 서사의 재미가 붙어 나름 쏠쏠한 맛이 있다고 실드쳐 주고 있었던 자신이 바보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이번 권은 재미없었습니다. 점점 내용이 늘어지는 것이 갈수록 미묘해진다 싶더니, 이번 권은 실드칠 여지 없이 그냥 평범하게 재미없더라고요!! 캐릭터, 스토리 전부 다 꽝!
아니 이게 고전게임 요술나무도 아니고...계속 올라가기만 해서 뭘 어쩔 건데!!
앨리시제이션편부터 소아온의 진가를 볼 수 있다던 인터넷 연재시절부터의 팬덤이 얄미워질 지경입니다. 네? 부정적인 의미의 진가였다고요? 아 그럼 납득(웃음).
2. 만렙 찍은 주인공은 작가가 굴리기 힘들죠. 알아요. 1권 이후로 끊임없이 그 해결법을 찾으며 고민하고 있다는 느낌이 이 작품을 읽으며 팍팍 들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팬텀 불릿편(전형적인 성장물로서 주인공의 심신을 쪼렙으로 작위적 리셋)이 최악이고, 절검편(주인공을 중요한 장면에서만 최강자 포스를 내뿜으며 등장하는 라스트보스 기믹의 조역 캐릭터로서 활용)이 재차 사용하기엔 여러모로 현실적인 번거로움은 있어도 결과물은 최고였다고 느꼈는데...
안타깝게도 팬텀 불릿편에 가까운 방법을 선택해 버렸습니다.
렙다당했어!!
키리토은 거듭되는 수라장을 거쳐온 남자 아니였던가요. 뭐죠 이 안일한 소년만화 1권의 주인공스러운 풋내는...
자꾸 먼치킨물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는데...그걸 버리고 새로 얻은 부분이 미묘하니 눈물이 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팬텀 불렛 편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것입니다.
여담인데 주인공에게 최강자 기믹을 씌운 작품들은, 슬레이어즈처럼 "인간으론 최강이지만 적들은 마족이라 더 강함 ㅋ" 식으로 작품 전체 파워 밸런스를 올려버리던가, 전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는 삼되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따로 있는 식으로 조역스럽게 굴리는 경우가 많죠. 절검편에서의 키리토처럼. 다른 작품의 예를 들자면 무시우타의 뻐꾸기라던가, 악마의 파트너의 도지마 코우라던가...악파는 포기했지만 무시우타는 다시 나오기 시작해 다행이야...정말 다행이야...
3. 앨리시제이션 편 들어 갑자기 지나가기만 해도 페로몬에 여자들이 따라 붙었던 시절과 달리, 여자들이 주인공에게 담백하게 대하기 시작한 것 자체는 별 불만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하렘물로서는 아스나 외에 여자캐릭터들에게 별 매력을 못 느꼈었으니까. 하지만 관계를 쌓은 여캐들이 권마다 바뀌며 갈려나가는 것은 좀...너무하지 않나요? 남자의 길에 여자는 불요? 그런 거야? 이게 그런 하드보일드한 작품이였어?! 본처인 아스나는 초반엔 예의상으로나마 출연시켜주더니 이젠 아예 등장도 안 시켜주네?!?!
앨리시제이션 편 들어 꾸준히 주인공 옆에 있는 건 유지오 이 순딩이 뿐인데...순정은 인정하지만...얘...진짜 재미없는 캐릭터죠. 애가 너무 모범생이라 보는 맛이 없어요. 그런 주제에 주인공 못지 않게 부각시키려고 무리하게 띄우다 보니 그 작위적인 묘사에 오히려 거부감만 들고. 그렇다고 주인공 키리토가 마음에 드냐고 하면, 앞서 말했듯이 양산형 소년만화 1권의 풋내나는 주인공 같아서 짜증만 나고.
땅 파는 것도 것이지만, 여기사들 상대로 같잖은 위선을 폭발시키는 장면에서는 진짜...내 분노가 유정천. 무슨 미친 짓거리야아아아아아 네가 그 여자 언제 봤다고오오오....(숨 넘어간다).
4. 먼치킨물로서의 악당을 시원하게 혼내주던 재미의 상실도 그렇고, 여자캐릭터들의 공기화도 그렇고, 이 작품을 인기있게 만들었던 알기 쉬운 재미를 의도적으로 죽이는 게 영 불쾌한 거예요. 초반의 매력을 잃었다며 불만을 표한 지인과 달리, 저는 앞서 말했듯이 앨리시제이션 편에서도 나름의 재미를 느끼고 만족하고 있었는데...갈수록 늘어지는 느낌이 들더니...이번 권만큼은 진짜 실드가 안 쳐지네요.
너무 빡쳐서 그냥 소아온 이참에 처분해 버릴까 생각 중.
아 근데 한 번에 처분하기엔 예전 알라딘 중고서점이 잘 받아 줄 때 팬텀 불릿편만 개별적으로 처분한지라 이가 비는데...아오...어쩌지...하여간 이번 권 진짜 재미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