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좀비 12권 - 녹아내릴것만같은 달콤한 TS.

이것은 좀비입니까? 12 - J Novel
키무라 신이치 지음, 곽형준 옮김, 코부이치 그림 / 서울문화사 / 2013년 10월

1. 녹아내릴듯이 달콤한 TS.

TS가 이렇게 좋은 것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얼굴이 막 풀리는 거 있죠! 같은 12권이라도 소아온 12권은 진짜 악몽적으로 재미 없었는데, 고레좀비는 여전히 별 내용 없는데, 진짜 내용 없이 헐거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에한 시츄에이션을 정말 취향에 맞게 잘 뽑아내줘서...그것만으로도 히죽히죽거리며 즐겁게 작품을 보게 되네요.

너무 재밌어서 별점 어떻게 줄지 오랫만에 고민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너무 내용이 없다 보니, 재밌게 보긴 했지만 4점을 주는 것에는 저항감이 들어서...그래도 참 재밌었습니다!



2. 솔직히 TS물 같은 게 뭐가 좋냐...여자로 변해서 차마 여자 욕탕에 못 들어가고 두근두근거리다가 알아서 꼬리를 말고 도망가거나 하는...이런 뻔한 클리셰 따위 흥미 없다고...뭐 이런 마인드였어요. TS팬들이 중시하는 성별이 바뀐 것에 의한 패닉의 묘사에 전혀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런데! 이 작품은 신의 한 수를 던졌습니다. 주인공에게 걸린 TS마법이 마음속까지 TS시키고, 그걸 주인공이 가끔씩 깨닫고는 소름끼쳐 방바닥을 구르게 만드는...

패닉 묘사는 있어도 답답함은 없는 딱 제 취향의 전개네요!

한마디로 당당합니다. 당당해요. 우리의 주인공 너무 당당해~ 태어날 때부터 H미녀였던 것마냥 아무렇지도 않게 욕탕에 들어가고 백화점에서 걸즈 토크를 하며 아이 쇼핑...에?! 패기! 언리미티드 패기! 이미 할렘이 갖춰져 있어 가능한 시츄겠지만, 주변 히로인들도 너무 저항감없이 당연한 듯이 같이 목욕탕 들어가고 그런 미친 전개가 진짜 막 이 작품답게 쌈마이한 B급 느낌이 느껴지는 게 너무...좋더라고요! ㅋㅋㅋ

저 이런 쌈마이한 맛 참 좋아합니다. 정말 좋아합니다.

평생 이렇게 거유미녀로 백합 우후후 하며 살아도 좋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던지라, 참 치명적인 타이밍에서 휙 돌려놓아 버리는 그 전개에는, 아쉬움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이제 좀 변신이 어울리려나 생각했는데...너무 일찍 돌려놓잖아요...작가 너무해...변신할 때만큼은 H녀 모드로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그런 서비스를 은근히 괴팍한 이 작가가 해 주지는 않겠죠. 쳇.

대놓고 모에돼지적인 작품을 쓰면서도, 묘하게 괴팍하니 독자를 배신하는 작가인 것이다...

그렇게 돌려놓고도 계속 치마를 입고 돌아다니게 만드는 전개에는 다시금 반했습니다만!



3. 기타 짧게.

3-1. 선악관이 애매하달까, 응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은 여전히 아쉽습니다만...이번 권은 그래도 많이 양호한 수준인지라 보면서 딱히 걸리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3-2. 유우의 고백에서 시작되는 대소란은 참 훈훈하고 사랑스러운 것이 좋았는데...진짜 보면서 녹아내렸는데...마무리가 좀 아쉽네요. 이런 식의 기억 리셋은 허무해서 안 좋아함.

3-3. 의외도 막판에 스토리 진도가 팍팍 나간 것도 포인트. 그렇게 주인공 니 좋을대로 전개가 될 것 같냐.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고~라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덕분에 진도 좀 뽑혔네요. 마지막 몇 페이지로 근래의 3~4권에 해당하는 분량보다 진도가 더 나간 것이 참 뭐랄까(...)

3-4. 그래, 난 사랑을 외치는 자!

...이 작품 부제 붙이는 센스 예전부터 묘하게 마음에 든단 말이에요. 그 중에서도 최강은 역시 5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 마이 달링은 밥벌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