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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 들려주는 두근두근 오케스트라 ㅣ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7
마티유 만타누스 지음, 박진아 옮김, 알레그라 알리아르디 그림 / 책빛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교양으로서의 음악회 참석이 아니라 삶으로서의 음악회, 삶의 일환으로서 집에서 마음으로 즐기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오후를 보낸 후에,
그리고 나서 저녁에 읽게 된 책이 바로 베토벤이 들려주는 두근두근 오케스트라입니다.
실제로 라벤나 시립 오케스트라의 상임 감독인 사람이 저자라서 더 관심이 가는 책이었는데요
우선 라벤나라는 지명을 만나니 책과는 상관없는 이유로 더 관심이 가더라고요.
라벤나, 이 곳에 가서 보고 싶은 모자이크가 있었는데 막상 이탈리아 여행시에는 거기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림의 떡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고 마음속에 찜하고 있는 도시라서요.
저자는 책에서 딸 체칠리아가 8살이 되는 날, 자신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습실에 데리고 가기로 약속을 했다는 설정
그래서 그 날 이미 연습실에 가 본 적이 있는 오빠 루도비코와 체칠리아를 데리고 연습실에 갔고 두 아이 각자가 경험하는
연습실안에서의 풍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요, 어린 체칠리아는 연습실에서 만난 단원들, 아주머니 아저씨라는
정다운 표현으로 전문음악인이라면 풍기는 거리감과는 달리 따뜻하게 음악의 장으로 우리를 끌어들이고 있다면
루도비코와 루도비코가 연습실에서 만나 반하게 된 줄리아 둘이서 유령의 존재에 대해서 불안해하다가 만난 지휘자의 스승에게
베토벤의 영웅에 대해서, 그리고 고전음악, 고전주의 낭만주의 음악, 당시 음악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그 이야기속에서 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구성, 지휘자는 왜 필요한가, 제 1 바이올리니스트가 오케스트라의 반장으로서 하는 역할, 그, 혹은 그녀의 지휘에 의해
오보에에 의해 소리를 맞추는 이유, 오케스트라의 네 파트, 현악, 목관, 금관, 그리고 타악기의 구성, 플룻이 왜 목관 악기인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음악에서의 대조와 반복, 악센트에 대한 것등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음악회에서 궁금했던 것들이 해결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만난 노인이 소개하는 영웅속의 가락을 따라가는 방식을 만나고 나니 집에 와서 당연히 영웅을 듣게 되었는데요
어제 오늘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이유는 아마 이야기속에서 만난 구절들을 실제 음악에서 따라가면서
마치 비밀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탐정역할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일까요?
베토벤의 초대에 응해서 한참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아침 신문을 펼치니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시대 순으로
완주한다는 기사가 나오네요. 금요일이 아니면 연주장에 갈 수 없지만 그가 베토벤이란 산과 만나는 느낌을 소개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어제 오늘 여기 저기에서 불쑥 불쑥 출몰하는 베토벤과의 인연이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물론 어린이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두근두근거리게 만드는 일에 효력을 발휘하고 있고요
내용은 물론 산뜻하고 매력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 일품이랍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연주를 집에서 듣는 것은 물론 갑자기 지갑을 열고 연주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그런 멋진 경험을 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