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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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하면 무슨 책이 떠오르냐, 하면 무말랭이랑 세일러복이 있는 그 시리즈가 생각납니다.
왜냐하면 하루키 에세이를 굉장히 좋아하니까요.
한 꼭지의 처음과 끝이 일관성은 있는데 분위기가 다릅니다. 그 다른 두 개를 이어가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투가 (글투라고 해야되나) 맘에 듭니다. 한 문장이 길지 않고 간결하고 위트있습니다. 한마디로 읽기 쉬운데 센스있습니다.

사실 하루키의 소설을 끝까지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난해하기도 하고 소설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해서 이제는 그냥 도전을 안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하루키의 에세이를 굉장히 좋아하니까요.

에세이 책들의 각각 주요 주제는 음악, 여행, 소설/번역, 일상정도인데 그 모두가 다 있는게 이 '잡문집'입니다.
아쉬운 건 미즈마루의 삽화가 없다는 것. 
꼭지가 굉장히 짧기 때문에 심심할 때 읽기 좋습니다. 책이 두꺼워서 가지고 다니기는 힘들기 때문에, 화장실 친구로 추천하긴 합니다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도 굉장히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역시나 이번 잡문집에도 드러...났다기 보다는 이 책은 여러 시기의 글을 엮은 거니까요.
그냥 꾸준히 성실하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폼나게 나이들기는 어렵다_410p]
위에서 말했듯 하루키x미즈마루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번 책에 미즈마루씨 관련 내용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삽화는 없습니다)
[안자이 미즈마루는 칭찬할 수 밖에 없다_346p]인데 '오, 미즈마루씨... 인격이 대단한가 본데...'라고 읽으시면 반전이 있을 겁니다.
하루키는 번역을 꾸준히 하는 걸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 번역파트도 (역시) 재밌습니다.
본인이 번역을 맡은 책, 번역을 하겠다고 한 책, 본인의 책이 번역 되는 것까지.
'내 작품이 다른 언어로 변형되는'기쁨을 느끼고 느끼게 하는 그의 모습은 [번역하는 것, 번역되는 것_256p~339p].
<다만 자기 자신에 관해 쓰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예를 들어 굴튀김에 관해 원고지 4매 이내로 쓰는 일은 가능하겠죠.
당신이 굴튀김에 관한 글을 스면, 당신과 굴튀김의 상관관계나 거리감이 자동적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다시 말해, 끝까지 파고들면 당신 자신에 관해 쓰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이른바 나의 '굴튀김 이론'입니다.>
[자기란 무엇인가_18p]


어쨌든간 하루키의 에세이는 읽어볼 만 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 잡문집은 두꺼우니까 한 번에 읽기보다는 야금야금 읽어보세요.
그때가 잠깐 쉬어가는 타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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