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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 심윤경 장편소설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월
평점 :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인상깊게 읽고 작가의 다음 작품을 고르는 중에 설이라는 책이 평이 좋아 책을 열었다.
부모로부터 버려져서 시설에서 자랐지만, 똑똑하고 학습능력이 뛰어난 설이를 중심으로, 시설에서 부터 보모를 했던 위탁모와의 갈등과 이해, 설이가 꿈꿔오던 가정에 위탁이 됐지만, 너무 높은 교육열로 인해 가정이 힘들어지는 것을 체험하면서 진정한 부모 자신의 관계 설정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 책도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아이의 시각으로 그 심리묘사나 상황설명을 했기에 쉽고 몰입감이 높다.
다만, 초등학교 6학년의 양육에 있어, 인격적 존중과 생활에서의 방치는 분명 다른 것인데, 마치 어떠한 유혹의 극복이나 자존감을 모두 갖춘 청소년으로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린 나이에 엄마의 명령에 따라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말하고 싶어했겠지만, 문제의 본질은 학원보다는 보육자와 아이의 소통이 아닐까 싶다.
위탁자 "이모"는 무식해서 아이에게 모든 결정을 다 맡긴다고 하는데, 초등학교 6학년 아이에게 길을 보여주고 선택에 있어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텐데, 그 길조차 방기하는 모습도...
자신의 삶이 비루해도 아이는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기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고, 그것이 과열된 교육열로 잘 못 전이된 것이라 본다. 하지만, 아이가 무엇을 하던지 아이의 결정만 믿고 소통하지 않고 뒤처져 있는 부모도 그냥 생활도우미에 불과하지 않을까?
책은 버려진 아이를 통해 분명 우리 사회에 그릇된 교육관과 가족의 본질에 대해 얘기하기 좋은 대비라 하겠지만, 부모의 역할이라는 큰 주제에 대해서는 그리 만족할 만한 예시를 들어내놓지는 못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