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혜 기자, 코넌 도일의 인생을 따라가며 셜록을 발견하다

코넌 도일 - 셜록 홈스를 창조한 추리소설의 선구자 ㅣ 클래식 클라우드 20
이다혜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코넌 도일은 안보고 일단 이다혜 기자의 새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후루룩 내용을 살펴보았다.

아. 이 시리즈. 이런 내용이었구나.

대가가 걸어왔던 길을 우리 작가들이 따라가보는 기획.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언뜻 본 적은 있었는데 이렇게 멋진 기획이었다니.

다른 책도 찾아봐야겠다. 분명 내가 좋아하는 작가끼리 엮인 책이 있을 것이야.

이다혜 기자 덕분에 이렇게 또 좋은 책을 알게 되네.

코넌 도일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 또래에게 셜록과 뤼팡, 아가사 크리스티는 하나의 기억이다.

어린 시절 그들이 등장하는 소설 한 권 읽지 않고 큰 사람이 없을 것이고.

그래서일까. 나는 임신을 한 몸으로 무리해서 황금가지에서 출판한 셜록홈즈 시리즈를 다 읽어버렸다.

임신을 했으면 태교를 했어야했는데 큰아이를 가졌을 때의 나는 십자수를 하는 한편 CSI TV 시리즈를 섭렵하고 셜록홈즈, 뤼팽, 아가사크리스티 전집을 읽었다.

이다혜 기자도 셜록홈즈 전집을 출판한 기념으로 다 읽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썼는데 나 역시 그랬다. 내가 왜 그들이 전집을 내놓는다고 그렇게 좋아하며 읽었던걸까.

이제야 생각해보니 그때까지만해도 셜록홈즈 이야기를 단편단편 구매했었고 원작에 충실한 번역이라기보다는 다이제스트판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제 어느 정도 자기가 벌어서 돈을 쓸 나이가 되어서 제대로 출판된 홈즈 시리즈였기에 더더욱 환호하며 읽었던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TV시리즈 셜록 덕분에 베이커 스트리트의 분위기를 살짝 엿보긴 했지만 이다혜 기자는 코넌 도일의 일생을 따라가며 홈즈의 흔적을 찾는다.

셜록 홈즈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베이커 스트리트 뿐 아니라 코넌 도일이 태어난 곳, 다닌 대학, 병원을 개업했던 곳, 셜록 연극을 올린 곳을 살펴본다.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곳도 빠질 수 없다. 바스커빌의 개라는 명작의 배경이 된 다트무어, 셜록이 최후를 맞이한 라이헨바프폭포를 어떻게 가보지 않을 수 있을까.

홈즈의 인기에 자신의 인생이 좌우되고 있다고 느낀 코넌 도일은 갑작스럽게 홈즈를 죽임으로써 벗어나려고 했지만 영국 언론은 1면에 셜록의 죽음(?)을 대서특필하며 갑작스런 그의 죽음에 놀라움을 표했다.

실제 인물도 아닌데 그의 부고를 1면에 싣다니.

셜록 홈즈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은 이미 그를 "실존인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을 혼동하여 코넌 도일에게 홈즈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고, 코넌 도일이 소설에서처럼 사건을 추리하기도 했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코넌 도일과 홈즈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느낄 정도로 코넌 도일은 그의 이야기로, 홈즈는 홈즈의 스토리로 따로 엮여졌다.

또 하나 신기한 것은 그렇게 우리가 아는 척(?)을 했던 코넌 도일에 대해 정작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은 "홈즈"였지 "코넌 도일"이 아니었다는 것.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코넌 도일의 정보를 알게 되면서 왜 작품에 그런 내용들이 투영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다만 그가 다른 작품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했고, 말년에 심령술에 깊이 빠지면서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또 다른 좋아하는 작가가 만나준 기분이 들었던 책,

이다혜 작가가 만난 셜록 홈즈의 창조자 <코넌 도일>이다.

[100자평] 코넌 도일

코넌 도일 - 셜록 홈스를 창조한 추리소설의 선구자 ㅣ 클래식 클라우드 20
이다혜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영국으로 간 이다혜 기자. 코넌 도일의 인생을 따라가며 셜록 홈즈를 발견하다.

여전히 매력적인, 풍부한 지성과 사상으로 무장한 유발 하라리의 두 번째 습격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ㅣ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아는 것과 별개로 말을 잘 하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그들의 말을 듣거나 읽고 있자면 한없이 내가 작아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 중 최강은 정말 많이 알고 똑똑한데 글도 잘 쓰고 말을 잘 하는 경우다. 신이 가끔 불공평하다고 느껴지는 그 순간 바로 “유발 하라리”라는 사람이 존재한다.

<사피엔스>에 관해서는 너무 많이 들어서 그 책을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 정도인듯 하여 책을 구매했다. 책이 두꺼웠다. 심호흡을 하고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식을 잃었다. 진짜 의식을 잃었다는 것이 아니고 내가 무슨 책을 읽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읽고 있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고, 이 방대한 내용을 한 호흡이 쭈욱 써 내려간 것 같은 저자에게 엄청난 질투를 하고 말았다. 2/3쯤 읽었을 때, 나는 새로 산 책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그만 다른 책으로 갈아타고 말았다. 아뿔싸.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읽은 부분이 앞쪽이면 다시 시작해서 읽곤 하는데, 그렇게 많이 읽었는데 멈추어버리면 읽은데부터 읽기도 뭣하고 처음부터 읽기에도 애매해져버렸다. 그래서 멀어져간 당신, <사피엔스>였다.

많은 지식인들이 유발 하라리에 대해 언급했다. 다양한 방식으로의 접근에 마음 한 구석에는 읽다 만 책이 계속 걸렸다. 그러던 중 그의 신작 <호모 데우스>가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이다. 두 책을 한꺼번에 읽을 기회가 온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알려진대로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으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세계사 연구는 동영상으로 먼저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피엔스>의 인기에 힘입은 결과였는지 그의 한국방문이 이루어졌고, 네이버 창에 실시간 방송도 진행될 예정이라는 광고도 꽤 오래 본 것 같다. 그런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다 놓치고 그의 두 번째 책을 겨우 다 읽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보자.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렇지만 “어려워서 읽기 힘든 책”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단어나 문장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의 방대한 지식 앞에 책을 읽다 길을 잃고,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것인지 무아지경에 빠지다보니 다 읽고 나서 “어땠어요?”라는 질문에 대답을 잘 못해낸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한 번 읽어서는 당췌 이 책이 뭘 얘기하려고 하는지 한두 문장으로 말하기가 너무 힘들다. 책이 나오면 반드시 재독 할 것. 그리고 이후 <사피엔스>에 다시 도전할 것. 숙제가 둘이나 생겼다.

이 책은 <사피엔스>의 맥락을 따른다. 장장 100페이지에 걸쳐 인류의 새로운 의제에 관해 공을 들여 설명한다. 1부는 100페이지 이후에 시작된다. 서문이 긴 책일수록 서문이 정말 재미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도 딱 그렇다. 21세기 인류가 추구할 불멸, 행복, 신성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며, 1부, 2부, 3부에서 대체적으로 다룰 내용을 설명해준다.

1부에서는 무엇이 우리 종을 이처럼 특별하게 만드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호모 사피엔스와 여타 동물들의 관계를 살펴본다. 그래서 두 개의 큰 목차는 인류세와 인간의 광휘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른 “인류”가 되어 세계의 중심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저자는 동물과의 관계를 빠뜨리지 않고 함께 살펴본다.

2부에서는 1부의 결론을 토대로 호모 사피엔스가 지난 천 년 동안 창조한 기이한 세계와 우리를 현재의 교차로로 데려온 길을 살펴본다. 스토리텔러 / 뜻밖의 한 쌍 / 근대의계약 / 인본주의 혁명이라는 목차로 설명을 하다, 마지막에는 인본주의 혁명의 장에서는인본주의의 세 갈래에 대해 공을 들여 설명을 한다. 덕분에 자유 인본주의, 사회주의적 인본주의, 진화론적 인본주의에 대해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어렴풋이 개념을 잡고 넘어갈 수 있었다.

3부에서는 지금 우리의 삶과 미래의 삶에 대해 서술한다. 지배력을 잃어가는 호모 사피엔스의 이야기들이다. 내 자리, 내 위치가 위태롭다는 위기감이 느껴지는 대목이 한두 부분이 아니다. 특히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의학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20세기 의학의 목표가 병에 걸린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었다면, 21세기 의학의 목표는 건강한 사람의 성능을 높이는 쪽(업그레이드)으로 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20세기 의학의 혜택이 대중에게 돌아간 것은 20세기가 대중의 시대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준다. 수백만 명의 건강한 군인과 건강한 노동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공공보건 서비스를 마련했지만 21세기, 그런 군사력과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은 시기가 되었을 때 과연 국가는 많은 돈을 들여 공공 의료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까? 그 대목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이구나. 민주주의가 발전하며 공공의료가 제공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던 나로서는 충격적 해석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 “데이터교” 역시 빅데이터에 경도되어가는 우리 사회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내리고 있다. 각 구성원들은 퍼즐의 한 부분만 이해할 뿐, 알고리즘 전체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는 것. 데이터교의 미스터리에 대해서도 읽어볼만 하다.

워낙 방대한 내용이 들어 있어 제대로 읽은 것인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독자로서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을 읽는 “지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책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여전히 매력적인, 풍부한 지성과 사상으로 무장한 유발 하라리의 두 번째 습격 <호모 데우스>이다.

닫힌 사고에서 열린 사고로의 변화, 그리고 다양한 생존법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의 시간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 - 진화의학자 로빈 박사의 특별한 건강 상담소
권용철 지음 / 김영사 / 2017년 4월

처음엔 로빈 박사라고 해서 외국사람이 지은 책인 줄 알았다. 의학적인 내용이겠지만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는 책이라고 해서 신청을 했는데 책을 받아보니 우리나라 의사가 쓴 글이다. 더욱 신선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다른 시각에서 의학을 보는 의사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한국과 캐나다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법학과 경영학까지 배웠다는 저자. 진화의학을 접하고 삶의 방향을 바꿨단다. 내가 봤을 때도 좀 특이한 분이긴 하다. 의사로서 편안한 생활을 할 수도 있었는데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 사업을 벌이고, 강의를 나가고...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하면서 근본적으로는 의학을 버리지 않고 진화의학이라는 학문을 바탕으로 깔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었다.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하는데, 저자는 “인체가 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적응하며 어떻게 살아남는가”라는 관점에서 건강을 바라보는 진화의학, 또는 적응의학적 시각을 취했다. 저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비만과 식이장애를 공부하면서 진화의학을 접하고, 다양한 상황에 동일한 건강관리법을 적용하는 것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우리가 겪는 수많은 질병들에 관해 하나하나 탐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지구 반대편에서 해답을 찾기도 했단다. 그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는 몸은 원시시대 그대로인데, 현대로 오면서 생활습관이 바뀌면서 질병이 늘었다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독자들에게 흥미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결코 가볍지 않다. 그 균형을 맞춰야만 우리가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목차를 살펴보자. Part1에서는 장내세균과 면역, 노화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의학상식을 엎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멸균과 살균 보다는 장내세균을 늘리고 균과 공존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아토피를 몸에서 보내는 고마운 경고로 표현한다. 운동을 하면 늙는다는 부분에서는 “갑자기 활성산소를 너무 많이 만드는 것이 몸에 좋지 않다는 의미”였지만 나 혼자 좋아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냥 나는 운동을 안 하는게 게을러서인걸로.

두 번째 파트에서는 체온조절, 임신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최근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난임에 대한 이야기는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른 입장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위축되면 더욱 난임이 되기 쉽다는 것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 해열제를 먹이지 않고 대증요법을 실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도 열이 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물론 이 말만 믿고 아이들 방치하는 어리석은 일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다이어트와 음식섭취에 관한 것이다. 채식, 탄수화물섭취, 비만유전자, 염증 등 다양한 이야기로 올바른 음식섭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장에서는 마음에 관한 문제들을 다룬다. 스트레스, 이기심, 생존법 등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요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대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직도 많은 부분이 우리의 의지에 따라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 방법을 알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저자가 책 말미에 전해주었던 진화의학의 건강법을 옮겨본다.

수많은 건강론에 대해 어는 것이 좋다 나쁘다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어느 것을 선택했을 때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결과를 신중히 고려해봐야 합니다. 지금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건강법을 찾아보며, 또한 그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까지 함께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화의학이 권하는 최선의 건강법입니다.

일반적 상식으로는 풀 수 없었던 내 인체와 정신의 신비를 “진화의학”이라는 분야를 적용해 재미있게 해석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닫힌 사고에서 열린 사고로의 변화, 그리고 다양한 생존법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의 시간,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이다.

다양한 가능성, 흥미로운 도전, 새로운 지적 지평을 열다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
맹성렬 지음 / 김영사 / 2017년 3월

예전에는 이런 종류의 책을 정말 많이 읽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호기심이 줄어서인지 “미스터리”라는 말이 붙어 있으면 잘 읽지 않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정도만 읽는달까?

여튼 미스터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 조금 무서운(?) 내용이면 어쩌나 지레짐작을 하며 책을 펼쳤다. 그런데 뜻밖에도 저자는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 학자는 모든 주장을 철저히 의심하는 냉철한 과학자로서 주류 학문에 문제 제기를 하는 학자들을 스승 삼아 그들의 사상을 탐구하는 작업을 해 왔다는 작가 소개가 적혀 있었다. 으흠.. 그냥 기존 질서에 편승해 살아가면 편했을텐데 왜 이리 어려운 길을 가고 계신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이런 책을 쓸 수 있었겠구나 짐작이 되었다.

이 책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책은 아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들, 장소들, 물건들에 있어 좀 이해가 안 되거나 말의 아귀가 맞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러한 것들을 우리는 그냥 넘어가는데, 저자는 수많은 학설과 증거들을 수집해 하나하나 분석해보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무척 흥미로웠다. 우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을 간단히 알아보자.

고대 신 구 대륙간 교류를 암시하는 미라 코카인의 미스터리 / UFO와 미국 대통령들에 얽힌 미스터리 / 초심리 현상에 얽힌 정신분석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의 기묘한 인연 / 바그다드 유적에서 발견된 고대 전지의 미스터리 / 생명체의 진화를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의 미스터리 / 찬란한 문명 교류사 속에서 바라본 첨성대의 미스터리 / 천재 물리학자 조지프슨과 초능력

개인적으로 첨성대 미스터리와 초심리현상에 관한 내용이 흥미로웠는데, 특히 초심리현상의 내용은 아무래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에서 자주 다루고 있는 폴터가이스트 관련한 내용이어서 그런 것 같다. 프로이트와 융 사이에 일어난 일들은 사실 과학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었고, 초심리학적 용어로 폴터가이스트, 유령의 두드림 현상, 소리 요정 현상으로 불렀다고 한다. 약간 섬찟한 내용이기도 하고, 과학적 근거가 없는 현상들이 눈 앞에서 벌어지면 얼마나 두려울까 싶은 마음이 든다.

수학여행에서, 역사책에서 자주 만나는 자랑스러운 문화재 첨성대. 하지만 직접 가서 보면 높지도 않은 첨성대에서 어떻게 천문관측이 가능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수많은 연구를 해왔고, 저자 역시 많은 의견들을 종합해 설명해주면서,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첨성대를 봐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에서 제시된 수많은 학설, 의견들이 다 진실이라고는 볼 수 없겠지만, 이 책이 뜻깊은 것은 배운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심을 가지지 않았던 우리에게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해 주었다는데 있다고 본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창의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이 어려운 생각은 권위에 도전하고, 기존 상식을 다르게 보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흥미로운 도전들을 다룬 책,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