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찬의 역사툰
장수찬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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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찬의 역사툰> 이라는 심플한 제목만 붙어 있었지만,

역사툰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책을 신청해놓고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웹툰을 잘 보지 않지만 역사를 기반한 흥미로운 웹툰은 있는 것 같지만

예전에 많이 읽었던 윤승운의 책과 같은 그런 역사만화는 자취를 감춘듯 하다.

어쨌든 비슷해보이는 그림체에 다소 안심을 하며 책을 펼쳤는데

웹툰을 책으로 옮긴 탓인지 책 구성이 일반 만화와는 달랐고

노안이 오기 시작한 내 눈에는 글자가 다소 작아서 읽기가 불편했다.

 

목차를 먼저 살펴보았는데 특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 역사툰은 왕의 이야기라든가 정사를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사툰은 야사에 가깝다.

우리는 잘 모르는 공주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고양이를 잘 그렸던 변상벽이라든지,

문장가로 유명해서 이름만 많이 들어봤던 서거정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 등장하고 있다.

 

두번째는 조선시대에 최대 약자라고 볼 수도 있었을 "여성"에 대해 다룬다.

효종 임금이라고 하면 보통 북벌만 생각하기 쉬운데

딸들을 사랑하는 "딸바보" 아빠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딸들에게 한글로 편지를 보내고,

별 차이가 없는 일상적 답장을 보내는 딸들에게 화를 내고,

시댁 행사때문에 친정에 오지 못한 딸에게 "너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사위를 들들 볶으라"

편지를 보내는 아버지라니. 임금이라기보다 따뜻한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 새로웠다.

 

역사의 중심에 선 인물들은 아니었더라도

특별한 재주를 가진, 운을 타고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양반임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하고싶어했던 권삼득,

바둑계의 프로게이머(?) 정운창의 이야기를 어디가서 들을 것인가.

 

그림체는 윤승운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좀 허술한 느낌이었지만

수많은 조선의 인물들 중에서 사람을 골라내고

이야기를 구성해내는 솜씨는 참 좋은 작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오랜만에 역사툰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웹툰 뒤에 따라오는 역사적 사실의 정리도 지겹지 않을 정도로 딱 좋았다.

특이한 것은 독자들과의 대화를 실어놓은 것이었는데

굳이 이런 것까지 실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칭찬이 아닌 부족한 부분을 지적한 글까지 발췌되어 있었다.

 

제한적인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곳에 연재를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책으로 내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아마 이런 독자의 반응 덕분에 책이 빛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계속 연재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곳에서 연재를 하면 어떨까 싶다.

<조선왕조실톡>이 젊은 사람의 감수성에 맞는 톡톡 튀는 역사툰이었다면

윤승운을 잇는 그림체에 "보통사람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수찬의 역사툰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 속 인물들 역시 지금을 살아가는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동일감을 느끼게해주는 역사툰, <장수찬의 역사툰>이다.

 

* 이 리뷰는 체험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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