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열심히 하는 게 어때서 황상민의 성격상담소 5
황상민 지음 / 심심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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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57

  물론 엄마가 자기 뜻대로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대다수 엄마가 자녀를 자본을 투입하면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상품처럼 취급하는 데 문제가 있지요.

▶ p.59

  "그래, 엄마가 잘못했다. 네가 싫어하는 것을 시킨 것은 미안하다. 네가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면 언제든 얘기해줘. 지금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아.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네가 그렇게 지내다 보면 스스로 좀 창피하기도 하고 막 짜증이 날 수도 있어. 그럴 때도 솔직하게 얘기해줘.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네가 왜 그러는지 알려줄 수 있단다."


  이번 5번째 편은 '에이전트'유형에 관한 이야기이다. 표지에 적혀있다시피 그들은 다른 것들에 비해 일에 신경을 더 많이 쓴다. 뭔가 성과를 이루고 하는 것들에 만족감을 느끼는 듯 하다. 다른 것들에 비해 이번 편을 읽어면서 나는 그 분들이 조금, 아주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나는 한가지 일에 그렇게 몰두하는게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일과 어쩌면 사람 사이에 관계까지도, 자신의 성과보다 덜 중요하게 여길 수 있는 그 마음가짐 자체가 잠시 잠깐 부러웠다. 사람은 언젠가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할 순간이 온다. 나도 지금 이 시점은 딱 그럴 시기이기도 하고, 그러나 그렇게 사람들 신경 안쓰고, 그리고 다른 일 신경 안쓰고 온전히 한가지에 몰두해서 성과를 내는 것은 내가 느끼기엔 여간 스트레스 받는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래서 그런지 읽는 내내 꽤나 부럽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중간쯤 보면 워킹맘이 나온다. 아이를 기르면서 일도 잡겠다는 엄마. 쉽지 않은 선택을 하면서도, 그 분은 잘 해내고 있다. 일도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아이들에게도 최대한 신경을 쓴다. 물론 아이들과 엄마 모두가 만족하고 지내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어느 가족을 보더라도 서로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어느정도 삐그덕거림은 있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로봇같다며, 혹은 재미가 없는 사람이라며 그런 이야기를 할지라도. 그리고 주변에서 따가운 눈총을 주더라도. 나는 그들이 부럽다. 혹시 조금은 그런 생각을 했었던 사람이 WPI 평가를 받아서 에이전트 성향이 나온다면, 어느정도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들을 정말 대놓고 부러워 하는 사람이 여기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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