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 과학인 김용준의 연구 노트
김용준 지음 / 돌베개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과학과 종교가 이렇게 함께 얘기될 수 있다는 자체가 현재의 과학 수준이 얼마나 일천한가를 말해준다. 먼저 이 책에 대해서 말하면 읽는데 상당한 인내력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물론 나의 이해력이 모자라기는 하지만 저자역시 이책 저책에서 인용된 문구를 그렇게 번역할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그저 사전하나 옆에 놓고 자기도 이해하지 못할것 같은 문장으로 책임감도 없이 그렇게 번역해 버렸다.
나는 이책을 저자가 화학자라서 구입했다. 뭔가 객관적인 안목으로 과학과 종교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이 조금이라도 보였으면 이렇게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과학자도 신학자도 아닌 어중간한 자세로 그저 기독교인으로서 결론적으로 기독교가 은근슬쩍 과학을 품으려는 의도 밖에 보이질 않는다. 책제목을 '과학과 기독교 사이에서' 라고 해야 옳을것 같다. 사실 불교는 일종의 과학이기 때문에 이런 책이 나올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햇병아리 같은 과학이 지금까지 수백년 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기독교에 위협이 되자 이를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보려고 하는 애처로운 몸부림으로만 보인다. 서양철학자, 신학자들의 그런 몸부림을 모아놓은 것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언젠가는 과학이 신을 완전히 해부할 날이 오고야 말것이다.
과학자들은 과학적 사실을 안다. 그러나 그 의미나 역할에 대해서는 성급히 결론을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마도 확실하지가 않으니까 뭐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종교인이나 신학자들은 과학적 사실을 모른다. 이해하지도 알려하지도 않으면서 그 의미와 역할을 자신있게 결론을 내버린다. 그 용기가 부럽다. 과학자의 거짖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지는 황우석교수 사건이 잘 말해준다. 과학자는 거짖말 해서는 안되고 거짖말도 언젠간 들통이 나게 되있으니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종교인과 신학자들은 정치인과 더불어 아무리 거짖말을 해도 들키지도 않고 비난 받지도 않는 그룹에 속한다. 이책이 그런 책이다. 그러니까 저자는 과학자가 아니다. 이책을 물렸으면 좋겠다.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