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무례한 시대, 이 정도 무례함쯤은 복잡하고 빠른 발전이 이뤄진 현대사회의 당연한 결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무례함이라고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이 책은 '품위'에 대해서 말한다. 하지만, 단순히 무례함과 품위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닌, 우리 사회와 나를 연관시켰을 때의 새로운 개념 정의를 보여준다.

무언가의 의미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다같이 달려가고 있다. 그 사이에서 달리지 못한 사람은 나자빠지고, 각자도생의 길은 그렇게 점점 더 당연해지고, 넓어져만 간다.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결국 각자도생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탓하기보다 어떻게하면 '공존'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뭔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그 상태로 나아가는 것, 얼마나 어리석은 일일까. 그 틈에서 빠져나간 사람들을 배척하는 일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이탈'이 아닌 '동참'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과 결핍된 것을 분명히 시인하고, 이 시대의 복잡하과 난해함을 견뎌내며, 이 모든 어려움을 풀기 위해 많은 것을 시도했음에도 쉬이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디 복잡함을 피해 단순하으로 숨어들지 않기를 바란다."

책에서 인간에게 존재하는 두 개의 커다란 두려움을 말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하나는 공동체로부터 소외되고 배척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다른 하나는 공동체로 인해 개인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마음이 읽힌 기분이 들었다. 공동체에 속하면서도 나를 잃지 않고 싶은 마음, 어쩌면 모순일지도 모르지만 이 모순들을 줄이기 위해 '품위'는 꼭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품위란 다른 이들과 기본적인 연대 의식을 느끼는 것, 모두가 생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크든 작든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며, 이를 일상의 모든 상황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마음

혐오와 차별은 아무렇지 않은 척 도처에 숨어있다가, 어떤 위기가 나타났을 때 보다 더 뚜렷하게 우리 앞에 등장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혐오와 차별을 예민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 일상 속에 너무나 당연하게 있어왔기 때문에.

세계가 위기 속에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혐오와 차별이라는 무례함이 넘쳐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공존'의 가치를 잊어서는 안된다. 나의 어떤 행동이 차별을 낳고, 나의 어떤 말들이 연대를 가져올지 끊임없이 생각한다면 우리 각자는 품위 있는 삶에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