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계세요 힘찬문고 43
남찬숙 지음, 황보순희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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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계세요./ 남찬숙 장편 동화/황보순희 그림/우리교육
 

제목 "안녕히 계세요?"를 보고 뭘 상상할 수 있을까?
아이가 어른에게 하는 인사일까? 그렇기도 하젰다. 표지 그림에 고학년 남자아이가 수줍지만 볼을 붉히며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고 있으니.
"안녕"이라는 말을 할 때는 헤어짐 혹은 성장 다음 세계로 한 단계 올라설 때를 짐작할 수 있다.

 
책을 읽고나니 지금 여기를 사는 아이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가족>을 주제로 한 동화였다. 예전부터 있어왔던 가족이 아니라 또 다른 가족의 구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주는 동화이다. 

미혼모인 채로 진영이를 낳아 기른 엄마.
그 사실을 알게 된 진영이가 집을 나가 헤맬 때, 옥탑방 아저씨(연극 배우)가 손을 잡아주고 다시 집으로 오게 한다.
엄마를 이해하며 진영이는 첫 사랑도 하고 사랑의 의미에 대해 큰 경험을 하게 된다.
 

"엄마랑 놀러갈래? 혜인랑 갈래?"
묻는 아저씨의 말에 진영이는 자기 감정이 예전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이런 아저씨가 곁에 있다는 건 행운이다..

사춘기를 보내며 우리는 많은 것에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동화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면 우리 주위에 있는 많은 아이들이 진영이처럼 가족의 문제로 고통받고 혼란스러워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작가는 그런 아이들에게 따뜻한 이해와 남들이 뭐라하든 자기 길을 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윽박지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내 보이며 고통을 나누길 바란다.

진영이가 좋아하는 혜인이를 위해 엄마의 하나 밖에 없는 목걸이를 훔쳐 주는 사건은을 읽으며
'우리 아들도 저렇게 될까?'
혼자서 상상해 보고 미리 맘을 비워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동화 결말 부분에 엄마를 좋아하는 아저씨의 등장은 너무 작위적이다.
오히려 옥탑방 아저씨랑 맺어지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엄마와 장애를 가진 아저씨와 마음이 오가고 서로 사랑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 거의 묘사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옥탑방 아저씨가 하는 연극관람이나 김치를 나눠먹는 이웃의 따뜻한 정이 더 정겹게 그려진 탓일까?

진영이는 직접 찾아와서 엄마와의 관계를 이야기 해 준 아저씨를 가족으로 받아드린다.

"나 때문에 너랑 네 엄마 사이가 나빠지는 건 나도 원치 않는다. 네 엄마가 마음이 아픈 것도 싷고. 우리가 어른이니 맘대로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가 만약 끝까지 네가 날 싫어한다면. 네 엄마는 나랑 같이 산다고 해도 행복하지 않을 거야. 그런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

아저시의 말을 들어 보니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느껴졌다.
'가장 중요한 건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야. 그런 사람이라면 너한테도 좋은 아빠가 돌 수 있을 거야.'
옥탑방 아저씨 말이 떠올랐다.(173면)


진영이가 처음부터 없었던 아빠이기에 엄마를 사랑한다는 아저씨의 진심을 잘 받아들 일 수 있었을까? 엄마와 둘만 살다가 다른 가족을 받아들이는 진영이가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찬숙의 동화는 참 따뜻하고 잘 읽힌다. 잔잔한 메세지도 정겹다. 하지만 좀 더 세밀하고 정교한가족에 대한 묘사와 탐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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