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주석 - 한 절 한 절 들여다보는
박형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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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분명 "문맥설명과 절별 해석, 정경적 통찰로 사도행전의 감동을 복원한 최고의 주해서"라고 써있다. 한절한절 저자의 개인번역을 제시하고, 그 구절의 내용에 대한 해설을 하기는 한다. 1000페이지 책에서 사도 행전 전체를 이런식으로 모든 논의를 소개할수는 없다. 그부분은 (사도행전 주석에 74000원을 쓴 독자들이) 애초에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런 류의 주석이라면 논의를 전부소개하기 보다는 간략하게 자신의 견해를 소개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 그래서 주석서를 구매하고 읽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의 카테고리는 주석책인데, 분석에서조차 생명의 삶, 매일성경 큐티 해설지에 나오는 신앙권면이 거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책을 주석서나 해설서로 카테로리해서 74000원에 판매하는게 너무 이상하다. 


저자가 해당구절과 관련된 논의를 몰라서 낮은 수준의 주석을 쓴 것 같지는 않다. 인용자료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관련 논의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한데, 정작 그 지식을 동원해야 할 중요한 본문에서는 충분한 주해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의 신앙적 권면과 느슨한 성경 본문 연결로 해설의 상당 부분을 채운다.

그렇다면 문제는 단순한 역량 부족이 아니라, 자신이 표방한 주석 작업에 요구되는 학문적 책임을 결과물에서 충분히 수행했느냐는 것이다.


정경적 해석도 좀 실망한 부분이 컸다. 분명 본문 자체의 구약 인용을 해설하는 부분에는 유익한 설명이 있다. 그러나 저자가 추가로 전개하는 여러 정경적 연결에서는, 본문 사이의 구체적인 관계를 밝히기보다 유사한 단어나 신앙적 주제를 매개로 예수와 연결하는 데 머무는 경우가 있다. 예를들어 사도들이 고난당한 내용을 보면  "예수님이 얼마나 고난 받으셨냐?", 사람들의 불신앙이 나오면 "예수님도 사람들의 불신앙으로 인해 고난을 겪으셨다", 믿음의 역사가 나오면 "예수님께서도 이런 역사를 나타나내셨다." 이런식으로 그냥 예수님을 갖다 붙인 느낌이 강했다. 


적용점도 솔직히 말하면 쌀로 밥짓는 이야기다. 예를들어 사도행전 2장의 공동소유는 문제를 다루면서 "공산주의와는 다르며, 은혜받은 공동체가 삶이 변화되어 섬김으로 바뀌었다"는 식으로 논의가 끝난다. 그런데 그걸 독자가 74000원짜리 주석책에서 봐야하는 내용일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신앙이 왜 바로 이 공동체에서는 재산 매각, 공동 사용, 필요에 따른 분배로 나타났는가? 그 실천은 단순한 부수적 결과인가, 아니면 그들이 이해한 신앙의 구체적인 요구인가? 우리에게는 어떻게 적용되는가? 공동소유와 우리가 현재 기부나 나눔이라고 말하는 그 행위가 같은 것인가? 이런 실제적인 고민은 (내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없다. 그저 은혜받은 사람은 재물을 아낌없이 나눈다는 피상적인 이야기일뿐. 


자꾸 가격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것이다. 슈나벨의 주석보다 약간 싸고(페이지수는 슈나벨이 더 많고, 책크기고 더 크다), 브루스의 사도행전 주석+존스토트의 해설서의 가격을 거의 합친것의 가격이다.  10년전에 출판되서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피츠마이어의 주석보다 비싸고, 대럴 복의 사도행전보다 비싸다. 


나의 요청으로 이 책을 생일 선물로준 지인 "도대체 보수적인 진영의 학자의 주석을, 그것도 한국의 보수적인 교단신학교에 속한 신학자의 주석을, 이 돈 주고 왜 사달라고 하느냐? 어차피 깊이 별로 없을거고, 논쟁을 다루지도 않을거고, 본문보다는 18세기 개혁파 교리에 제한된 이야기를 할꺼고, 심지어 생명의 말씀사에서 출판이면 분명 특별한 점이 없을텐데..." 


그래도 생명의 말씀사에서 출판된 김지찬 교수의 책들에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그리고 사도행전 전공자이기에 샀는데, 다시는 한국 특별히 교단에 깊게 관여된 성경신학자들의 책은 구매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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