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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만드는 여자
김정하 지음 / 북레시피 / 2019년 8월
평점 :



수요미식회 수제 맥주 편에 출연하셨던
김정하 브루마스터가 신간을 출판했다.
맥주를, 그것도 수제 맥주에 환장하는 나로서는 아주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브루마스터라는 이름도 생소한데,
책 제목도 어? 그렇구나 하는 신기함과 신선함이 있었다.
책 표지에 저자가 들고 있는 맥주만큼이나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처음에 느꼈던 그 신선함과 신기함이
나도 모르게 은연중에 빠져 있었던 잘못된 성 고정관념과 함께
여성에겐 척박하기만 했을 브루마스터의 세계를 혼자 묵묵히 걸어왔던
저자의 인내로부터 온 것임을 알았다.
여성 브루마스터로서는 국내 1호라는 매력과 자부심 이면에는
그러한 고통과 편견의 시간들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브루마스터로서의 본인의 삶의 여정과 함께
맥주와 관련한 인문학 이야기도 몇 가지 수록 되어 있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어볼만한 내용들이 많다.
하지만 다른 맥주 전문가들의 수록글이 아니라
저자 본인의 맥주에 대한 가치관과 함께 풀어낸 이야기라면 더 좋았을법 했다.
단순히 ‘수제 맥주’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면 이 책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은 맥주에 관한 책이 아니라, ‘브루마스터’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수제 맥주를 마실 때 보통은 맥주의 맛과 향에만 관심을 두지만,
맥주를 만든 브루마스터의 삶과 그 삶을 어떻게 맥주에 녹여냈는지를 제대로 알고 마신다면,
잔 속 풍부한 거품만큼이나 그 맥주의 깊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