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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룩 호랑이 ㅣ 알맹이 그림책 33
황순선 글.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10월
평점 :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에는 특히 호랑이 이야기가 많습니다.
무서운 호랑이도 있지만 어수룩하고 결국 당하고 마는 호랑이 이야기가 대부분이죠.
옛날 이야기에 어쩔 수 없이 어수룩하게 등장하게 된 우리나라 호랑이 이야기 입니다.
동쪽 나라에 왕이 탄생했습니다.
눈이 큰, 만화같은 그림.ㅋ
옛날 이야기가 나오는 그림책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생소하지만 나름 귀엽고 자꾸 눈길이 갑니다.
여자 아이들이 반길 듯한 그림입니다.^^
옛날에 옛날에~
하고 이야기 시작하던 옛날 이야기와 어울리는 문체입니다.
정말 엄마가 이야기 하듯 읽어줄 수 있는 그런 그림책이지요.
동쪽 나라 왕에게 귀엽게 재롱 떠는 호랑이 모습.
처음 호랑이는 이렇게 무늬도, 얼굴에 왕(王)자도 없었답니다.
강아지처럼 그렇게 왕을 따랐답니다.ㅋ
왕을 따라다니던 호기심 많은 호랑이는 화룡 흉내를 내려다가 호랑이 무늬가 생겼구요.
왕이 비를 내려 연못이 찰랑거리면 호랑이도 첨벙첨벙 거리다가
놀라고 화 난 물고기가 호랑이 이마에 왕(王)자를 선물로 주었다네요.ㅋ
세월이 흐를수록 동쪽 나라는 평화롭고 강하며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구요.
호랑이는 귀염 받는 강아지처럼 꼬리를 쳐들고 으스대며 다녔답니다.
그러다 왕과 왕비는 홀연히 사라졌구요.
호랑이도 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고 호기심 많은 호랑이가 사람보고 반가워서 꼬리치며 다가오자
사람들은 기절할 듯 놀라 도망쳤지요.
슬프게도 사람들은 그 옛날 친구였던 호기심 호랑이를 잊은 겁니다.
호랑이 소리가 산 속에서 울려 퍼지면 사람을 잡아 먹는 것으로 생각했구요.
호랑이는 그렇게 사람들 기억 속에 무서운 존재로만 생각되었지요.
이를 안타깝게 여긴 지혜로운 여인이 호랑이를 무서워 하지 않을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바빠진 사람들. 그러면서 점점 친구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호랑이.
더 이상 호랑이는 무서운 존재가 아닙니다.
깜깜한 밤 도둑을 지켜주는 호랑이로,
무섭게 생겼지만 결국에는 당하고 마는 어수룩한 호랑이로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지요.
우리 민족은 그 무서운 호랑이를 어수룩하게 만들어 곁에 둠으로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무서웠던 호랑이가 강아지처럼 친근하게 다가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