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기
호시노 도모유키 지음, 김석희 옮김 / 그물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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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식물과 생물학적으로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는데 왜 그토록 식물에 끌리는 것일까. 인간이 식물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식물은 그저 한자리에 박혀 있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님을 깨달으려면 인간의 자존심이라는 높다란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나는 그럴 힘이 없고, 식물이라는 이름을 단 많은 책에서는 왠지 부족한 감이 늘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이마를 쳤다. 난 드디어 그런 상상력을 가진 작가를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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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설계자들 - 학병세대와 한국 우익의 기원
김건우 지음 / 느티나무책방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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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책이다. 저자 김건우라는 이름을 꼭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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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은 헌책이다 - 함께살기 최종규의 헌책방 나들이
최종규 글 사진 / 그물코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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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 헌책방.
그러나 낯설지 않은 그 이름은 이제 내 기억 속 한 켠에나 머물러 있는 낡은 이름인것 또한 사실이다. 학창시절, 그리고 사회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시간이 많았고, 그러다가 발길을 멈춰 마음까지 빼앗긴 곳이 바로 헌책방이었다. 그 당시 그러니까 10, 15년 전만 해도 내 사는 동네나 이웃동네만 해도 헌책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흔적없이 사라져버렸다. 헌책방에서 2천원을 주고 구입했던 신영복의 '엽서'는 지금도 내 책꽂이 한 쪽을 소중히 채우고 있다.

'모든 것은 헌책이다'
맞는 말이고 되씹어볼수록 더욱 맞는 말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진리가 큰 둘레를 치며
'모든 것은 헌책이다'라는 책 제목이 마음을 지그시 눌러준다. 나와 비슷한 연배인-지난 주말 여기저기에 보도된 신문기사를 통해 알았음- 저자가 무려 10년 넘게 헌책방을 다니며 기록한 글과 사진들이 묵직한 두께로 엮인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헌책방에 대한 애정은 헌책방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 헌책방 주변의 풍경들, 헌책방을 찾아 나서는 길 위의 시간들, 헌책방이 굳건히 지키고 섰던 그 시간들에 대한 애정으로 뻗어나가기에 더욱 마음에 다가온다. 사라져가는 헌책방들, 그곳을 지켰던 분들에 대한 헌사로도 읽히는 이 책은 그래서 가슴짠한 여운을 남긴다.

재생지에 스민 헌책방의 기록들은 더 빠르고 더 새로운 것이 숭상되는 이 시대에, 낡고 오래 되었으나 시간이 묻어있고 누군가의 숨결이 배어있어 소중한 헌책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시간을 내서 이 책을 가방에 넣고 본문에 소개된 헌책방들 중 가까운 곳부터 한 번 슬슬 찾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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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씨 -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 펴낸 아홉번째 책
풀꽃세상을위한모임 지음 / 그물코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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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세상이라는 환경단체가 자연물에게 풀꽃상을 드리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논에게 풀꽃상을 드렸다는 것을 '풀씨'를 접하고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환경단체가 논에게 환경상을? 지금의 논은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왜 하필 논에게 환경상을? 이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풀꽃세상이라는 한 단체가 갖고 있는 생각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기 위해 풀꽃상을 드린다'는 것이 제 마음을 건드리더군요.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앎이 단순한 앎으로 끝나버리는 말았거든요.

그런데 저와 다르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그 단체의 회원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계시고, 그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풀꽃상을 드리고 있는 것에 큰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벌써 9차례 풀꽃상을 드렸고, 올해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는 농업문제에 한 환경단체가 그들의 독특한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농업문제를 도외시하고 지내 온 저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는 도시의 한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고, 저의 부모님들 또한 도시 사람입니다. 하지만 외할머니, 친할아버지, 고모... 그 분들을 떠올리면 기억은 자연스레 논으로, 시골로 향합니다. 어릴 적 추억의 장면으로 떠오르는 논이 지금 도시에서 제 잘난 맛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는 공간인지, 점점 황폐해져가고 도로와 아파트로 사라져가고 있는 논은 그 자체로 우리의 미래가 아닌지...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지나갔습니다.

밥을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겠지요. 그 밥이 나오는 논에 대해 그리고 그 논을 일구는 농부님들에 대해 새삼스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깝게는 오는 9일,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칠레간 FTA 협상에서부터 멀게는 우리의 미래세대들의 생명을 담보할 농업문제가 결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풀씨>책은 격렬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힘있는 부드러움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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