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
마르크 오제 지음, 이윤영 옮김 / 이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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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오제의 《카사블랑카》는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명작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영화를 둘러싼 우리의 기억과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지적인 '기억 여행'이다. 오제에게 영화는 어린 시절의 탈출구이자, 기대와 추억이라는 두 가지 즐거움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경험의 장이다. (P.13)

초반에 언급된 '영화관'이라는 공간의 상징성은 흥미를 확 이끌어 내었다. 그곳은 현실과 분리되어 몰입을 유발하며, 다른 관객과의 공유된 기억을 통해 그 존재 가치를 이어간다. 영화관은 단순히 스크린을 보는 곳이 아니라, 우리의 기억이 발화하는 사적인 몽타주가 상영되는 장소이다.

책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다시 보기에 대한 통찰이다. 영화가 수년 후에도 '길 프레임'처럼 똑같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그 영화에 눈물 흘리는 것은 등장인물뿐 아니라 우리 삶의 불확실성에 공감하기 때문이며(P.48), 영화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변한 것은 관객 자신이라는 통찰은 일상에 젖은 우리의 감각을 날카롭게 만든다. (P.71)
이 짧은 책은 영화 《카사블랑카》를 매개로 우리의 기억의 불확실성과 삶의 진실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건드린다. 오래된 명작이 주는 감동 너머, 영화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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